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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먹는 샘물(생수) 시장에서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다수'가 3개월 이상 사업권 교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갈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3월 삼다수 유통사업권자를 기존 농심에서 새로운 사업자로 교체하는 입찰을 실시해 광동제약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농심이 제주도개발공사를 대상으로 먹는 샘물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 입찰 절차 진행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일단 농심이 연말까지 삼다수 사업권을 유지하게 됐다.
오는 27일에는 삼다수 사업권 교체를 허용한 제주도 의회 조례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 판결이 내려진다. 사실상 본안 소송인 이 재판에서 농심이 승소하면 사업권 변경이라는 모든 절차가 무효화될 수밖에 없다.
제주도개발공사로서는 그동안 패소한 소송에 대해 대법원 항고 등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자칫하면 삼다수 경영권 분쟁이 올해를 넘기고 수년간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도개발공사의 무리한 사업권자 교체 입찰이 농심ㆍ광동제약 등 모두에게 타격만 입히는 무리수로 전락할 위기를 맞은 셈이다.
제주도개발공사와 농심이 27일 재판 결과에 수긍하지 않고 사태를 장기화로 끌고갈 경우 결국 착실하게 입찰에 참여한 광동제약만 애먼 피해만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대 피해자나 다름없는 광동제약이 판결을 지켜본다는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분쟁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국내 대표 생수인 삼다수는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지만 사업권 교체로 인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삼다수의 국내 판매량은 60만톤을 넘어선 데 비해 수출 물량은 1만2,000여톤에 불과한 수준이다. 제주도개발공사도 삼다수의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먹는 샘물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먹는 샘물 국가우수 브랜드' 부착 시범사업에 삼다수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농심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사업권 문제가 정리돼 국내 유통은 물론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