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신성장동력이 되는 사회다. 그 치열함은 갈수록 더해져 소비자가 생각하는 선호도를 정할 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소비자와 함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까지 기준을 둔다.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이란 기업의 '일방적 선행'이었던 사회공헌활동(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는 다르게 '쌍방적 가치창출'을 의미한다.
사회공헌활동, CSR서 CSV로 발전
CSV를 위해서는 사내 다양한 부서의 임직원이 함께 기획, 실행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관리 시스템뿐 아니라 기업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 그룹과 효율적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사회공헌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활동 참여자 모두를 성장시킨다.
대표적 사례로 글로벌 기업 네슬레가 아시아 지역 저소득층을 위해 저가격·소포장의 '보급형 제품'을 내놓은 것을 들 수 있다. 네슬레는 요오드 결핍을 겪는 인도인들을 위해 요오드 성분을 추가한 라면을 출시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빈민층에게 초코볼 과자를 0.12달러에 판매했다. 냉장고가 없어 식품의 장기보관이 힘든 빈민지역 소비자를 위해서는 보관이 필요하지 않도록 소용량·소포장 기술을 개발했다. 수익 일부를 빈민층에게 기부하던 전통적 방식을 넘어 저소득층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사회공헌과 소비시장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착한 예다.
국내에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다. 매일유업과 CJ제일제당은 국내 페닐케톤뇨증 등 선천성 대사질환자 300여명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특수분유와 저단백 즉석밥을 생산·판매하고 있고 유한킴벌리는 생태환경 보존을 위한 숲 가꾸기, 숲 생태전문가 양성 등 환경보호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삼성카드의 '열린나눔 아이디어' 공모, SK이노베이션의 '세상을 바꾸는 100만원의 아이디어' 공모처럼 소비자 스스로 공유가치 창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기업에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공유가치창출을 위한 조건으로 상품과 시장의 재인식, 가치사슬 생산성의 재정의, 기업활동을 지원해줄 클러스터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도 이 요건에 맞춰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을 운영하고 있다. 상품의 기획·생산·유통 그리고 사후처리에 이르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구성하고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지 평가해 인증함으로써 기업의 핵심가치인 소비자 신뢰 구축을 수월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CCM은 소비자의 목소리를 기업 의사결정에 반영해 기업이 소비자에게 관심을 갖고 시장의 가치변화를 인식해 건실한 성장을 이루게 한다.
소비자중심 경영으로 新성장 열어야
또 CCM 인증을 받은 대기업은 'CCM 멘토링 제도'에 동참해 중소기업·협력업체에 CCM 노하우를 전수하며 공동 목표를 설정·이행하는 등 가치사슬로 엮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제 CCM은 소비자권익 증진이라는 사회적 공헌과 기업의 이익확대라는 공유가치창출의 모범적 사례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며 공유가치창출에 역량을 모으는 것이 사회 전반의 신성장 동력이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소비자의 니즈가 기업 경영활동에 반영되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소비자 중심의 선순환 시장'이 조성된다면 모두가 상생하는 공유가치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중심 경영이 모든 기업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