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경쟁력이 한국전력의 경쟁력이다. 중기와 한전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발굴해 시행하겠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 2월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중소기업 협력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기업인 한전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및 동반 발전 분야에서 다른 기업보다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전은 지난 3월 서울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대책을 집약한 '2014년 동반성장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전은 2014년 동반성장 정책으로 '기술혁신 역량제고', '해외판로 지원강화', '동반성장 문화조성'을 3대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중소기업 임직원들과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전은 중소기업지원 대책 세부계획으로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 △해외 베이스캠프 지원사업 △수출촉진회 및 전시회 사업 △정부 산업혁신운동 3.0 지원사업 △국내외 시험비용 지원 △한전 보유 시험설비 개방 등 기술개발 사업에 10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외환은행과 금융지원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다 함께 성장론(loan)'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중소기업의 생산자금 지원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 함께 성장론(loan)'은 한전과 납품 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의 생산자금 지원을 위한 제도다. 계약금액의 최대 80%까지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이 지원된다.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추진전략별로 살펴보면 '기술혁신 역량제고' 측면에서 신사업 기술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하는 한편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R&D) 사업 참여를 확대해 올해 10개 과제에 대해 총 3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협력 R&D 사업에 대한 추진 프로세스도 개선한다. 기존 4단계였던 중소기업 협력 R&D 과제 선정 절차를 3단계로 한 단계 축소해 전체 기간을 2개월 단축 시킬 예정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실질적 지원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 산업혁신운동 3.0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품질·기술 지원도 확대해 가고 있다. 공정·경영·생산기술 혁신 컨설팅에 지원하는 지원비용을 올해 20개사 2억원에서 오는 2017년까지 100개사 10억원으로 확충키로 했다.이와함께 중소기업 개발제품 시험을 위한 한전 보유설비 204대를 개방할 계획이다.
해외판로 지원강화 측면에서는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사업이 강화되고 있다. 수출협의회를 반기 별로 1번씩 열어 수출보증 브랜드(KEPCO Trusted Partner: K.T.P) 대상을 확대하고 활성화해 가기로 했다. 또한 해외사무소 상설홍보관을 추가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마케팅 전담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해외기자재 규격 등 정보제공 및 수출전략에 대한 무상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해외시장 교두보 확보를 위한 중소기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해외 1개 지역을 선정해 중소기업 '해외 베이스 캠프' 지원 사업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 4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2014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19개 협력 중소기업의 참가를 지원했다. 중소기업 부스 임차비·전시제품 운송비·전시 설치비·통역비 등 행사 소요비용을 100% 지원해 5,084만 달러의 수출계약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수출전시회에 참여를 지원해 1,177만 달러의 수출 추진 성과를 냈다.
3대 추진전략의 마지막인 동반성장 문화조성 측면에서는 전력기술 거래 및 소통 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해 '전력기술 사업화 및 동반성장 박람회'를 개최했으며 한전 경영진이 직접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체험하고 중소기업 직원을 초청해 전력설비를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한전 본사가 옮겨가는 나주 신사옥에 중소기업 '비즈니스 플라자'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우수제품 홍보 전시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동반성장 박람회 통해 114억 수출상담 서일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