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박준석 신세계투어(주) 대표 "옵션·팁 등 없애 고객 만족도 높였죠"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갔다 왔다는 데 의미를 두는 여행보다 여유로운 휴식과 문화적인 체험을 누려야 투자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유럽여행을 전문으로 기획ㆍ판매하는 박준석(52ㆍ사진) 신세계투어㈜ 대표는 13일 레드오션이라 할 수 있는 기존 여행업계에 차별화된 유럽여행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25년간 운영해온 여성복 제조와 수출업을 접고 지난 2009년 여행업을 시작한 박 대표의 눈에 해볼 만한 시장이 보였던 것. 외국 출장이 많았던 그는 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진작 국내 여행상품 중에는 찾기 어려웠다. 차별화된 상품이라고 특별히 강조하는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나온 박 대표는 "기존 여행상품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에 들러 사진 찍고 다음 장소로 급하게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진만 남고 추억은 없게 마련"이라며 "최근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차분한 여행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파악하고 꾸준하게 신상품을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여행사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형식으로 간접 판매하던 주요 상품을 지난해 11월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로드(EURODE)'라는 브랜드를 걸고 직접 판매하고 있다. 박 대표가 개발한 상품은 유럽의 한 나라만을 선택해 일주일에서 길게는 20일 동안 체험하고 오는 것으로 구성됐다. 현재 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ㆍ독일ㆍ스페인ㆍ포르투갈 등 14개 국가를 일주하는 상품이 개발돼 있다. 내친김에 그는 개발한 여행상품의 저작권 등록도 마쳤다. 그는 "우리 여행업계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보다 유사상품을 베끼다 보니 저가경쟁이 치열하다"며 "지난 4년간 유럽을 발로 뛰며 쌓아놓은 우리 회사 임직원들의 암묵적인 지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을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나와 있는 고품격 유럽상품보다 가격이 20% 정도 높은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호평이 잇따르는 데는 그의 3무(無)전략이 통해서다. 그는 "상품기획 초기부터 옵션과 팁과 일비를 모두 없앴다"며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선택사항이 있다는 것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국내 여행객을 위한 아웃바운드(Outbound) 상품에서 내년부터는 외국인을 위한 인바운드(inbound) 상품으로 사세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전쟁과 분단이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 남아 있고 좀 더 많이 아는 경우 산업화와 민주화를 단시간에 동시에 달성한 나라 정도"라며 "최근 유럽에서 동양의 정신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의 정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보여줄 것은 뒤떨어지지만 템플스테이ㆍ다도 등을 직접 해보고 K팝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면 승산은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수학여행 상품으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업도 애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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