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16일] 新기술보다 고객 니즈

"애니콜의 품질이 좋다는 것은 미신이며 삼성은 이미 그 위험에 빠져 있다." 얼마 전 국내의 한 휴대폰 전문 리서치업체에서 삼성전자 휴대폰 브랜드인 애니콜에 내린 평가다. 이 리서치 업체는 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휴대폰 브랜드가 안방에서조차 힘을 못쓰고 있는 데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휴대폰 강국으로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시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JD파워가 실시한 스마트폰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1,000점 만점에 724점을 얻어 산업 평균(753점)에 못 미쳤고 LG전자는 아예 랭킹에 끼지도 못했다. 또 스위스크레디트의 평가에서는 우리나라 스마트폰이 '소프트웨어의 부재'를 이유로 10점 만점에 4.7점을 받아 조사대상 기업 9곳 가운데 6위에 머물렀고 최근 국내 조사업체인 마케팅 인사이트의 평가에서 역시 10점 만점에 2점도 못 얻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기술에 만취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못 보던 새로운 것을 만들었으니 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오늘의 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대기업에서 유행처럼 일고 있는 소프트웨어 붐도 그리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 제대로 된 대접 한번 해주지 않다가 이제 와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호들갑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아이폰을 꺾고 정보기술(IT) 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휴대폰 껍데기를 만들어 놓고 무조건 여기에 맞추라는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 무조건 뭔가 새로운 기술을 많이 넣어야 한다는 기술 우선주의, 시장과 소통하기보다 우리가 만들면 따라 올 것이라는 엘리트주의는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소니가 워크맨 신화를 만들었던 것은 새로운 기술 때문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라는 한 IT업체 최고경영자(CEO)의 지적은 스마트폰 관련 업체들이 곰곰이 되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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