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자국 내 기업들에 5쪽짜리 긴급경보를 이날 오후 늦게 대외비로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FBI는 이 문서에서 최근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테러에 사용된 악성 소프트웨어의 자세한 정보를 담아 기업들에 주의를 촉구했다.
FBI가 구체적인 회사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지난달 소니영화사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테러와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니영화사의 컴퓨터시스템은 지난달 25일 자신들이 'GOP(평화수호자)'라고 주장하는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받아 완전히 멈췄으며 e메일 시스템 등은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사건을 주제로 소니가 제작한 영화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일어난 데 주목,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BI는 소니영화사를 공격한 악성 프로그램이 하드드라이브 내 데이터를 망가뜨려 네트워크를 폐쇄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한국과 중동 기업 대상 사이버테러에 사용된 프로그램과 유사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테러가 잇따라 벌어지면서 미국 기업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보보안 업체 파이어아이는 최근 글로벌 대기업 100여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해킹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기업 임원들의 e메일을 통해 회사 인수합병(M&A)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기밀들을 빼내갔다. 타깃이 된 기업의 3분의2는 M&A가 활발했던 제약업계의 글로벌 기업들이었다. 파이어아이 관계자는 "월가 사정에 정통한 영미권 해커집단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의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BC방송은 FBI와 미국 국토안보국이 전현직 미군 인사들에게 소셜미디어 계정을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 정부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군 관련 인물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할 만한 개인을 선별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FBI는 관련 인사들에게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서 IS 등의 눈에 띌 만한 포스트들을 삭제하는 등 테러의 타깃이 될 행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캐나다에서는 군인 2명이 이슬람교로 개종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