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우발적 혁명이 中의 변혁을 몰고 왔다

■신해혁명 (장밍 지음, 한얼미디어 펴냄)


1911년 10월 10일 밤, 중국 우창(武昌)의 한 군부대에서 산발적인 총성이 울려 퍼졌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우발적인 사건이었다. 뜻밖의 사건이 한 왕조를 멸망시키고 낡은 체제의 중국이 새로운 궤도를 향해 방향을 틀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거대하면서도 노쇠한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아시아 최초로 수립된 상원과 하원을 모두 갖춘 민주공화국을 세운 '신해혁명(辛亥革命)'의 시작을 알린 총성이었다. 신해혁명 100주년을 앞두고 중국인민대 교수가 정확하게 100년 전 신해년에 벌어진 일들을 재구성하고 신해혁명 이후 100년의 중국사를 파헤쳤다. 신해혁명은 혁명파 인사들의 사전 계획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시작에는 다분히 우발적 요인이 적지 않았다고 저자는 전한다. 하루 전인 10월 9일 혁명파 인사들이 폭탄 제조 실험을 하던 도중 실수로 폭발을 일으켜 거점이 탄로났고 회원들의 이름이 담긴 명부 등이 당시 호광 총독(후베이 성과 후난 성을 관할하는 총독)이던 루이청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에 따라 혁명파 인사들이 20명 넘게 체포됐으며 대대적인 수색이 벌어질 것이라는 풍문이 전 군대로 퍼졌는데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퍼진 긴장과 공포가 봉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신해혁명에 대한 기존 저서들과 차별화된 점은 거대한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모든 이들을 역사를 좌우한 찬란한 별들로 묘사하며 인물 중심으로 서술했다는 것이다. 구체제의 관료인 도독, 혁명파, 각 지방 유지인 신사층, 협객, 만주족, 신군과 구군, 비밀단체인 방회(幇會), 암살단 등 역사의 무대에 섰던 이들을 중심으로 사건을 기술해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생동감과 긴박감을 전해준다. 저자는 특히 신해혁명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영향은 중국인의 가치관 변화였다고 주장한다. "내가 보기에 신해혁명이 중국과 중국인들에게 가져다 준 것은 지속적인 제도에 대한 걱정과 변혁에 대한 초조함이었다. (중략) 중국인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병을 앓고 있다." "신해혁명과 혁명 이후 100년은 모두 중국인들이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힘겨운 과정이며 신해혁명 100주년은 우리에게 반성의 기회인 셈"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역사에 대한 반성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또 무언가를 도출해낼 수 있다면 그 100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신해혁명이 남긴 교훈을 현 세대가 되새길 것을 조언한다. 1만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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