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건희 "위기 극복 위해 모두 바꿔라"… 매출 5배이상 늘어

이건희 삼성 회장 '신경영 선언'17돌<br>전 임직원에 '성공 DNA' 심어 혁신 주도<br>올 경영복귀 화두로 또 언급 정신무장 강조



17년 전인 지난 1993년 6월7일.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핵심 경영진을 소집한 뒤 작심하고 불호령을 내렸다. 삼성 회장으로 취임한 뒤 1988년 3월 제2 창업을 선언했지만 1992년까지도 삼성은 여전히 그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다. 그는 6월7일 독일 회의에서 임원들을 크게 꾸짖으며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은 잘해봐야 1.5류"라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며 그 유명한 '신경영' 선언을 하게 된다. 7일은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17주년이 되는 날이다. 신경영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한 경영철학으로 현재도 삼성을 이끄는 주요 가치 가운데 하나다. 삼성은 17주년을 기념해 사내방송을 통해 신경영의 이념을 소개하고 정신무장을 다 잡을 계획이다. 신경영을 통해 삼성의 도약을 이끈 이 회장. 그는 2년여 간의 공백 끝에 3월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5대 신사업 23조원 투자 결정 등 삼성의 미래경영에 다시 나서고 있다. ◇신경영, 17주년 삼성의 변화=신경영 10주년 때인 2003년. 당시 이 회장은 10주년을 기념해 계열사 사장단과 가진 전략회의에서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이류ㆍ삼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다"고 회고했다. 굳이 이 회장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신경영은 삼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신경영의 핵심은 질 위주의 경영, 위기론에 근거한 쉼 없는 매진 등으로 이것이 현재의 삼성을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으로 놓고 보면 1992년 삼성그룹의 매출은 35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200조원가량으로 이 기간에 5.6배 성장했다. 순이익도 1,7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2009년 말 현재 삼성그룹의 해외 지법인도 500여개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도 세계 19위로 성장했다. 외형뿐 아니라 신경영은 삼성맨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성공 DNA' 인자다. 신경영을 통해 글로벌 1등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것이다. 이 같은 성공 DN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글로벌 TV 시장 판도를 뒤바꾸는 사례로 연결됐다. 1993년 신경영은 이 회장이 이후 내놓은 인재경영(2002년), 창조경영(2006년) 등의 기본이 되면서 현재 삼성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남아 있다. ◇위기론으로 복귀한 이 회장, 삼성의 미래에 도전=특검 이후 2년여 간의 공백 끝에 3월 복귀한 이 회장. 그는 "지금이 진짜 위기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라며 '위기론'을 화두로 제시했다. 양적 위주 경쟁에서 질적 위주로 변신을 선언한 신경영의 핵심은 바로 '위기론'이다. 그는 취임 첫 화두로 본인이 1993년 내세운 신경영의 핵심 기치를 2010년에 다시 꺼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복귀 화두로 위기를 꺼낸 것은 신경영의 기본 개념을 다시 상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영 연장선상에서 그가 요즘 추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삼성의 미래경영이다. 삼성이 캐치 업(따라잡기)에서 리딩 컴퍼니로 변신했고 이런 상황에서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개척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복귀한 후 첫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테마를 '신사업'으로 정하고 5대 신사업에 23조원 투자라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1993년 신경영으로 혁신을 추진했고 2006년에는 그를 기반으로 창조경영을 추진했다"며 "혁신과 창조가 현재의 삼성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제는 미래 경영이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신경영은 앞으로 미래 경영으로 더 진전되면서 삼성의 핵심 경영 철학으로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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