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해외취업 성공전략] 현지언어 잘하면 취업도 술술~

日-IT, 中-한국어강사, 加-목공·용접공 등 진출 많아<br>산업인력公연수·외교부 '웨스트 프로그램'등 활용해볼만

지방대를 나온 이성엽(27)씨는 대학 졸업반이던 지난해 초 취업을 준비하던 중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국비 지원 중국 취업 한국어 강사 양성과정’ 모집 포스터를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해외 취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즉시 과정에 등록, 6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뒤 올 2월 중국 광저우의 한 대학에 한국어 강사로 부임했다. 이씨는 “급여 등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당장 눈 앞의 현실보다 미래를 생각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국내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해외 취업 알선 및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지원센터에 올해 취업을 신청한 인원만 1만4,000여 명.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취업알선업체를 통해 구직 신청한 사람들까지 더하면 줄잡아 2만명 가량이 해외 취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취업을 비롯, 인턴십ㆍ자원봉사 등 10만명의 글로벌 청년리더를 양성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각 대학들도 최근 들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재학생들의 해외 취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업에 성공해 해외에서 근무하게 되면 외국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직종의 경우 국내에서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로 해외 취업에 도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성공적인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구직자들이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는 직종과 국가를 골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기술인력 수요 많아= 해외 취업자수는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지만 연간 3,000~4,000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알선ㆍ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외국 기업으로부터 구인요청을 받아 구직자를 직접 알선해주거나 연수과정을 운영해 수료자들을 외부 연수기관과 연계된 해외 구인업체에 취업시키고 있다. 8월 말 현재 174명이 직접 알선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고 574명은 연수과정을 마치고 취업했다. 국가별로는 일본ㆍ중국 취업자수가 가장 많다. 올 들어서는 캐나다에 취업하는 인원이 크게 늘었다. 직종별로는 사무ㆍ서비스 취업자가 많지만 정보기술(IT)ㆍ기계ㆍ금속ㆍ건설ㆍ토목ㆍ의료 등 기술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량 된다. 서영식 해외취업지원팀장은 “일본은 IT인력 수요가 많고 캐나다는 형틀목공ㆍ이미용사ㆍ용접공ㆍ치기공사 등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캐나다 알버타주에 취업한 용접공의 연봉이 8,000만원일 정도로 기술직에 대한 대우도 좋다”고 말했다. 산업인력공단을 통한 해외 취업자수는 최근 1,500~1,600명 선에서 정체돼 있다. 최근 들어 각국 정부가 해외인력 수급 및 고용기준을 잇따라 강화하는 등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외국인 취업자에 대해 영어능력 수준을 대폭 높인 호주가 대표적이다. 구직자들의 현지 언어 구사능력이나 기술수준이 고용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해외 취업이 크게 늘지 않는 한 요인이다. 서 팀장은 “순수 취업알선의 경우 구인인원 대비 취업자 비율이 10% 정도에 불과한데 대부분 영어 등 언어 문제로 취업에 실패한다. 기술 못지 않게 해당 국가의 언어 습득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인력공단은 현재 일본 취업 IT, 중국 취업 한국어강사, 캐나다 취업 건설중장비 운전 과정 등 10여개 해외취업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수생 1인당 최대 360만원까지 연수비를 지원해 준다. 각 대학들도 취업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 인턴십을 강화하는 등 재학ㆍ졸업생들의 해외 취업을 적극 돕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재학생에게 해외 인턴십을 연결시켜 주는 ‘글로벌 탤런트 프로그램’을 운영, 지금까지 80여 명을 해외로 파견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와 인턴 파견 협약을 맺은 한동대는 내년부터 연간 4명까지 인턴을 파견할 예정이다. 해외 인턴십과 취업에 관심이 많은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예정자라면 외교통상부가 추진하는 ‘웨스트(WESTㆍWork, English Study & Travel)’ 프로그램을 활용해봄직 하다. 미국에서 최대 18개월 동안 체류하며 어학연수와 인턴취업 및 여행을 병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해외취업 준비 체크포인트= 해외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영어면접이다. 면접 시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상답변을 만들어 연습해 두고 지원한 회사에 대한 정보도 파악해둬야 한다. 또한 면접일정이 정해지면 정확한 인터뷰 장소, 면접관의 이름(정확한 발음)ㆍ직위를 알아놓아야 한다. 면접 과정에서 둘 이상의 면접관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분의 이력서도 미리 준비해 둔다. 교육기관의 공신력과 취업 보장 정도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신이 일하게 될 기업과 생활조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알선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인력공단 월드잡(www.worldjob.or.kr)에서는 해외 채용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정 알선기관을 두고 적극적으로 해외취업 개발과 해외 취업자의 정착을 돕고 있다. 인크루트 최승은 팀장은 “취업준비생들이 좁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해외 취업에는 많은 위험이 수반된다”면서 “단기계약직이 많은데 귀국시 메리트가 있는지,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해외 취업 5계명 1.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한다= 외국 회사는 무엇보다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지를 중요시 한다. 자신이 어느 분야에 가장 능통하고 숙달돼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2.어학과 실무능력은 기본= 현지 기업들이 해외인력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전문적인 실무능력과 어학능력이다. 국내에서 관련 업무에 대한 경력을 2년 정도 쌓고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며 외국어는 업무에 대한 전문 내용을 구사할 수 있을 만큼 능숙하게 해야 한다. 3.회사 선정은 신중히= 외국 회사도 국내에서 처럼 부실회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취업 전 해당 회사가 자신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홈페이지나 전문 헤드헌팅사를 통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4.자신만의 PR전략을 세워라= 외국 기업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자신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고 자신을 채용할 경우 회사에 어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를 알리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5.국제자격증을 취득하라= 국내에서 국제공인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해외 취업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 국제자격증도 희소성이나 활용성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와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해 선택하도록 한다. /도움말=커리어(www.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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