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홍콩 가오징더, 北 황금평 개발 총괄할까?

中경제관찰보 "100억弗투자 협의서 체결" 보도


북한이 압록강의 섬 황금평 개발권을 홍콩 신헝지(新恒基)그룹에 넘길 것이 유력해 보인다고 중국의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앞서 지난 9일 북한이 신의주경제특구 건설을 재추진 중이며 초대 행정장관으로 신헝지그룹의 가오징더(高敬德ㆍ사진) 이사회 의장(主席)을 기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신헝지그룹에 황금평 개발권을 맡기려는 이유는 중국 기업보다 더 개방적ㆍ국제적이어서 외자를 유치하기 쉽고 홍콩을 황금평 개발의 롤모델로 삼으려는 것 외에도 중국 각계에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가오 의장의 정치적 배경 때문이다. 가오 의장은 중국의 최고 국정자문기관인 중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을 맡고 있으며 홍콩에서도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위원(1ㆍ2대)을 지냈다. 중국 군부 실력자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 의장이 단둥을 시찰할 때는 군부의 실력자 2명이 특별고문 자격으로 동행했다고 단둥시 관료들이 전했다. 가오 의장은 이미 두 차례 방북해 북한의 고위층을 만나 경제합작과 황금평과 위화도 개발을 논의했으며 지난달 17일에는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그를 재차 초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북한 측은 이 서한에서 선전(深川)이나 싱가포르에서 만나도 무방하다며 가오 의장과의 접촉에 적극적이었다. 신문은 8일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앞서 김정일 위원장이 단둥(丹東)을 비밀리에 방문해 가오 의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가오 의장은 착공식이 열리기 수일 전 홍콩의 건설업체 중타이(中泰)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닝보인이(寧波銀億)그룹ㆍ랴오닝중국청년여행사 등을 이끌고 4일간 단둥과 황금평 일대를 둘러봤다. 신문은 북ㆍ중 당국이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입수한 '협의서'에 따르면 북한이 황금평 개발권을 신헝지그룹에 넘기고 임대료는 북한이 애초 요구했던 연간 현금 5억달러에서 한발 물러나 곡물이나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으로 대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헝지그룹은 총 100억달러를 투자해 황금평을 개발할 계획이며 북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손실이 발생하면 중국 당국이 손실액의 80%를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또 가오 의장과 신의주 개발 및 북한 경제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세계적 규모의 화합물 반도체생산업체인 신헝지그룹 산하의 선전스지징위안(深川世紀晶源)과학기술유한공사가 자금경색으로 600만위안의 은행이자를 연체한 것으로 밝혀져 북한 내부에서 한때 신헝지그룹에 황금평 개발권을 부여하는 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무마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ㆍ중이 황금평 개발업체를 아직 공개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신헝지그룹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이런 반발 기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경제관찰보는 황금평 공동개발 착공식을 한 8일 북ㆍ중 간 체결된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 경제지대의 총체적 계획에 대한 요강'에서 황금평을 중국에 100년간 임대해 정보와 관광문화, 현대화 시설농업, 경공업 등 4대 산업을 육성해 첨단지식밀집형 경제지구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3㎢는 자유무역지구로 건설된다. 황금평에서는 유선전화와 인터넷ㆍ휴대폰 사용이 가능하고 제조기업은 물론 외국의 금융기관 상주도 허용되며 노동계약제가 도입돼 진출한 외국 기업이 북한 노동자를 임의로 고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사유재산권 보장은 물론 투자자산의 양도가 가능하며 화폐 유통을 위한 북ㆍ중 공동 금융기관이 설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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