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에 우는 삼성전자… 장중 80만원 붕괴



IT업황 부진에 실적 전망치 하향 잇따라 연초 최고가 대비 21% 급락 2ㆍ4분기 실적 우려로 기관과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9,000원(2.32%) 내린 80만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UBS증권, CS증권,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79만5,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80만원 아래로 밀려난 것은 지난해 11월18일(79만7,000원)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달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를 4,038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92억원, 1,430억원을 팔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6월에만 11.30%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15.70%나 하락했다. 올 1월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하며 52주 최고가(101만4,000원)를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무려 21.10%나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주가 부진은 최근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실적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 경기 회복 둔화로 세계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2ㆍ4분기 어닝쇼크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21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 2ㆍ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올 초 4조1,330억원에서 지난달 초 4조632억원, 20일 현재 3조8,929억원으로 줄곧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연초 17조3,848억원에서 16조573억원으로 7.64% 낮아졌다. 실적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메모리 출하량 증가세가 예상치를 밑도는데다 LCD패널 가격과 수율 개선도 부진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16만원에서 112만원으로 낮췄다. 특히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2ㆍ4분기 이후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 실적 개선이 예상됐던 반도체 부문에서도 가격 하락이 부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 D램 반도체 수요 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데 주요 낸드 업체들의 공급 증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한 연구원은 “1ㆍ4분기 손실폭을 키웠던 구리 공정 적용 문제가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수율 저하가 이어지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노무라 증권은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3조9,000억~4조원)을 크게 밑도는 3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하향조정했고 지난 17일 메릴린치는 LCD와 TV 사업부문의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1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국 국경절과 미국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수요를 감안한 제품 생산이 8월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6~7월 비수기 재고 소진량과 8월 이후 공장 가동률을 점검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성장형운용팀 부장은 “IT업체의 비수기인 6~7월에 노동절 관련 재고물량을 얼마나 해소하는지, 또 10월 이후 이벤트에 대비한 공장 가동률을 살펴봐야 IT업체들의 연간 실적도 가늠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상 단기 반등도 기대할 수 있지만 8월 이후 실적을 확인한 후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올 하반기에 메모리ㆍLCD부문 실적이 회복하면서 실적 개선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2ㆍ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처음으로 애플을 넘어섰고 올 4ㆍ4분기에는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휴대폰 1위 업체로 등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3ㆍ4분기 이후 스마트폰과 시스템LSI를 중심으로 성장스토리를 이어가게 되면 모바일 D램, 낸드, 아몰레드 등 전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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