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는 맞수] <2> 지적재산권

권영모 변호사- 지재권 외길 '기초 탄탄'···<br>공대 다니다 법대 대학원行··· 제약·생명공학訴 등 주로 맡아<br>조용식 변호사- 국내 첫 특허법원판사 명성<br>전형적인 문과출신 법조인··· 기업간 소송·자 문등 주력

조용식 변호사

권영모 변호사

지적재산권 분야의 법률 시장은 기술이 발달하고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질수록 급팽창하는 ‘황금어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권영모 변호사(법무법인 광장)와 조용식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두 변호사는 국내 지적재산권 법률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력, 활동 영역에 있어서는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영모 변호사(사진 왼쪽ㆍ사시 26회)는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서는 안성맞춤인 이력을 갖고 있다. 학부에서는 공대(화학공학과)를 나왔으나 대학원은 법대로 진학한 후 사법고시를 합격했다. “대학교 3학년 말쯤 ‘공돌이’의 삶이 갑자기 답답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엔지니어는 대개 자기 영역에서만 머물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잖아요. 폭 넓은 사회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그가 택한 것이 바로 공학과 법학이 만나는 분야인 지적재산권이었다. 법대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4학년부터 법대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야 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대학원 진학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수업을 들었다. 당시 서울대 공대가 위치한 공릉동에서 법대가 위치한 신림동까지 버스만 하루에 왕복 3시간 이상 타고 다녔다. 당연히 성적이 좋게 나올 리가 없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다녔다. 권 변호사는 지금 뒤돌아 생각해보면 “어쩜 그렇게 무모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만류하던 공대 교수님들도 “정 네 고집이 그렇다면 해보라”고 하시며 격려해줬다. 권 변호사의 이력 중에는 사시 합격 이후에도 특허 전문 변호사로서 밑바닥 일부터 차근차근 배운 점도 눈에 띈다. 그는 당시 특허 전문 로펌으로 손꼽히던 법무법인 중앙에서 변리사 일부터 배웠다. 변리사 사수 밑에서 특허출원 명세서 작성부터 특허명세서 번역, 특허출원 의견서 작성 등 변리사 업무를 기초부터 다졌다. 권 변호사의 방도 아예 변리사쪽에 배정됐다. 권 변호사는 “특허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내 손으로 해본 것이 오늘날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서의 기반이 된 거 같다” 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제약, 생명공학, 전자 관련 굵직한 소송을 주로 맡았으며 상당수 승소로 이끌었다. 그가 수행한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 컴퍼니가 엘지생명화학을 상대로 낸 젖소 산유 촉진제 특허침해소송, 미국기업 허니웰이 효성을 상대로 낸 타이어코드용 폴리에스터사 특허소송 등이 있다. 국내기업들을 대리한 권 변호사는 외국 회사의 특허를 무효화 시키며 이들 사건을 모두 승소로 이끌었다. 특허전문 로펌인 ‘다래’의 조용식 대표변호사(사진ㆍ사시 25회)는 권 변호사와 함께 업계에서 알아주는 특허 전문 변호사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면에서 권 변호사와는 대조적이다. 우선 법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문과출신 법조인인 조 변호사는 특허법원 창립 시 판사로 재직하면서 ‘뒤늦게’ 지적재산권 분야에 뛰어 들었다. 또 권 변호사가 밑바닥 업무부터 시작해 일을 배운데 반해 조 변호사는 다래라는 로펌을 세우면서 변호사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판사시절 일본 법원에 연수를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동안 가장 접해보지 않은 분야를 택하려다 보니 일본의 지적재산권 전담부에서의 연수를 결정하게 됐습니다”라며 조 변호사는 지재권 분야와 첫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에서 80년대부터 지재권 관련 소송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지재권 법률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을 감지했다고 한다. 조변호사는 99년 특허법원 판사였던 박승문 변호사와 함께 변리사 2명을 채용해 직원 10여명 규모의 사무실을 열었다. 조 변호사는 특허전문 변호사로서 능력을 발휘한 것뿐만 아니라 로펌 경영에도 소질을 발휘한 것이 눈에 띈다. 다래는 개업 이후 매년 20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며 성장해 현재는 변호사 10명, 변리사 14명, 총 직원 70여명 규모의 특허전문 로펌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고객이 찾아오면 상담은 사무장이 아닌 변호사 또는 변리사가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라며 고속성장의 비결을 소개했다. 조 변호사는 최근에는 기업간의 소송뿐 아니라 소송을 예방하는 자문 업무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아예 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세계적으로 이미 출원된 특허가 있는지 특허침해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특허법인의 신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다래에서는 정보통신부의 의뢰를 받아 전파식별(RFID)기술에 대한 세계 기술현황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는 국내 RFID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앞서 선진 기술 현황을 참고할 수 있도록 RFID 기술을 총망라한 보고서이다.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서로를 잘 아는 두 변호사는 서로를 “존경하는 변호사”라고 칭했지만 “법정에서 상대방으로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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