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추가 테이퍼링에 중국 경기까지 둔화] 중국 리밸런싱 가속… 원자재 수출 신흥국엔 더 큰 충격

중 수출 등 경기지표 일제히 빨간불<br>1조달러 넘는 외환차입 시한폭탄 우려<br>"예고된 둔화 … 경착륙 없다" 전망도


"중국의 리밸런싱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에는 미국의 테이터링(양적완화 축소)에 의한 금융충격보다 더 큰 충격이 될 것이다." (마이클 페티 베이징대 교수)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흥국들에 중국의 경기둔화라는 대형 악재가 덮칠 조짐이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둔화는 신흥국들의 유일한 경제돌파구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만 하더라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1.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정부 이후 경제개혁에 가속을 붙이며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이미 예고된 것이기는 하지만 테이퍼링이라는 외부요인과 맞물릴 경우 신흥국들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경착륙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성장률 둔화는 서비스,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하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결과물일 뿐 성장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 역시 급격한 둔화를 보고만 있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기지표 일제히 빨간불=제조업·비제조업 PMI지표에 앞서 중국의 경기 관련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경기둔화를 예고했다. 지표들은 춘제가 끼어 있는 2월에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2월에는 연휴가 길고 영업일수도 짧아 생산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앞서 발표된 지표 중 주목되는 지표는 지난해 12월 수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 5%를 밑돈 것은 물론 전달의 12.7%를 크게 하회했다. 직전 월인 11월의 수출지표도 기저효과에 따른 하락보다는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 요인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다 최근 지난해 중국의 무역지표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비제조업 PMI의 내용도 불안하다. 호텔, 임대, 상업서비스, 해양운송, 부동산 및 공공서비스 등에 대한 지수는 50 밑으로 떨어져 경기위축 신호를 보냈다. 다만 정부 주도의 철도·건설 등은 60 선을 넘어 여전히 인프라 건설에 대한 기대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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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둔화, 경착륙까지 가지는 않을 듯=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7~7.5%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수확대에 따라 지난해 성장률인 7.7%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의지도 그렇게 높은 성장률을 원하지 않는다.

경제개혁을 위해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경기가 정부의 예상과 달리 지나치게 빠르게 하락세를 보일 경우 중국 정부가 과감하게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우리장 ANZ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예상하는 마지노선을 벗어나 경기가 하락해 금융불안이 오고 다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면 중국 정부는 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둔화로 성장률이 7.5 %를 크게 밑돈다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중앙정부는 재정지출에 나서는 등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다. 지난해 말 리커창 총리는 고용안정을 위해 7.2%를 성장률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방부채와 그림자금융 문제도 외부의 시각과 달리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분히 중국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파리보르츠 모시리안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중국이 그림자금융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 신흥국 경제 발목 잡아=시진핑 정부 2년차 강한 경제개혁 추진은 신흥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던 신흥국들의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과잉생산 등을 처리하기 위해 산업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면 그 여파는 브라질·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국에 원자재를 공급한 신흥국들의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 철광석의 60% 이상을 소모하는 중국이 철강업체 구조조정과 인프라 투자 축소로 철광석 수입을 줄인다면 신흥국 원자재 시장 자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금융개혁도 신흥국 경제에는 악재다. 낮은 이자율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중국 자본이 그림자금융에 메스가 가해질 경우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림자금융에 대해 중국 정부가 결국 구제금융이라는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고 구제금융은 중국 상업은행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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