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가 주는 교훈/문동신 농어촌진흥공 사장(로터리)

우리 경제가 급기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말았다.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아무리 자탄을 해도 해답을 찾을 수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나라의 살림살이를 스스로 잘하지 못해서 남의 나라가 우리 살림을 맡아주어야 한다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항간에는 경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정부당국에만 책임을 묻고 있으나 기업은 물론 우리 사회의 사치성 소비문화가 복합된 총체적 책임이라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도 한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누군가 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는 것은 과거의 사대주의 사상이 아직까지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그들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도와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도와주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 국가간의 이해득실이 밀접하게 연계된 일인데 그들이 왜 손해보는 일을 하겠는가. 이제 거품경제의 허상 속에서 망각해왔던 현실을 이번 기회에 다시 새겨봐야 한다. 부풀 대로 부풀려진 과소비, 호화 해외여행, 퇴폐 향락문화 등 우리 주변을 과감히 정리해야 할 때다. 외제상표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 초호화판으로 치러지는 초등학생들의 생일파티, 낡고 찢어진 청바지를 몇십만원씩 주고 사는 삐뚤어진 소비행각 등이 그것이다. 지금의 총체적 위기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조여매고 조금만 더 아끼고 더 안 써야 할 것이다. 자신의 주머니 속 거품을 빼는 것이 가장 우선 돼야 하겠다. 국민 모두가 우리 경제의 실상을 정확하고 냉철하게 파악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일부터 실천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일각에서는 달러모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조용하지만 호소력있는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 모두 집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각자 맡은 분야에서 경제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기에 정부나 정치권도 예외일 수는 없다. 어려울 때일수록 강해지는 우리 국민들이 똘똘 뭉쳐 경제 회생기간을 단축시킨다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수준높은 문화민족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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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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