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阿출신 난민 "이젠 나도 어엿한 한국인"

귀화시험 합격자 대표 도나티엔씨

한국 국적 증서를 받은 부룬디 난민 도나티엔(33ㆍ사진)씨는 25일 "전화로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그동안 고생했던 시간들이 눈앞을 스쳤다"며 "증서를 받고서야 '이제 나도 한국 사람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귀화시험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도나티엔씨는 이날 오후 정부 과천청사 앞 국적시험장에서 귀화시험 합격자 대표로 국적 증서를 받았다. 한국 생활 8년, 지난해 9월15일 귀화신청을 한 지 1년여 만이었다. 도나티엔씨는 부룬디대 경제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3년 8월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가 난민신청을 했다. 그러나 난민 지위를 받기란 쉽지 않았고 인쇄소 직공을 시작으로 시계공장, 카메라렌즈회사 등을 다니며 체류 연장을 5번 넘게 거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5년 6월에 겨우 난민 지위를 얻었다. 올 3월에는 경남대 경영학부 3학년에 편입해 주경야독하며 한국인이 되는 꿈을 키워온 도나티엔씨는 "난민 신분이라 무엇을 해도 불안했다"며 "밤에도 마음 놓고 길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국에 정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 김씨'의 시조가 돼 열심히 살겠다는 의미로 지은 '김창원'이라는 한국 이름을 새긴 명함도 갖고 있다. 도나티엔씨는 "부룬디에 살면서 남의 나라 말을 모국어로 써야 하는 서러움이 싫었다. 이제 내 모국어는 한국어"라며 "회사ㆍ학교ㆍ마라톤 등 모든 것을 열심히 하는 한국 사람이 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제 법적으로 한국인이 된 도나티엔씨는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이전 국적 포기 등의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올해 안으로 '김창원'이라는 이름이 적힌 주민등록증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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