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프트맥스/“게임 SW 한국자존심 세웠다”(떠오르는 벤처기업)

◎「창세기전」 게임본고장 일·불 수출 “인기”/“재탕사절,아이디어 승부” 매년 2배 성장/4월 유망정보통신기업 선정… 그래픽·기획 등 팀웍 탄탄가상 게임 공간에서 존재하는 안타리아 대륙. 이 곳에서는 12명의 신을 믿는 빛의 나라 팬드래건 왕국과 13악신을 믿는 어둠의 나라 게이시르 제국이 대립하며 수 천년동안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어둠의 세력쪽에 영웅 스타이너 황태자가 나타나 빛의 나라는 영토를 빼앗기게 되고 안타리아 대륙은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빼앗긴 영토를 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팬드래건 왕국의 라시드 왕자와 이올린 왕녀는 어느날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그레이 스케빈저(GS)라는 방랑자를 만난다. 라시드 왕자와 이올린 왕녀, GS는 12명 신의 도움을 받아 영토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GS는 신뢰했던 부하의 배반으로 심한 충격을 받아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게이시르 제국의 스타이너 황태자였음을 깨닫는다. 이미 사랑하는 관계인 팬드래건 왕국의 이올린 왕녀는 GS의 적이었다. 선과 악의 대결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전개되는 이 가상 게임의 이름은 중소 게임개발업체인 (주)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가 개발한 순수 국산게임 「창세기전」이다. 창세기전은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신소프트웨어 상품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 프랑스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전개에서 세련된 그래픽까지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소프트맥스라는 회사이름보다 창세기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창세기전을 만든 소프트맥스는 직원 22명의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게임기획을 맡은 4명의 직원과 프로그래머 5명, 그래픽 전문 10명, 나머지 관리인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균나이는 23세다. 설립된 지 4년밖에 안됐지만 소프트맥스는 국산 게임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정영희 사장은 올해 나이 서른 셋인 미혼 여성이다. 『게임소프트웨어를 시작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게임만 취급하는 회사는 소프트맥스가 유일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소프트맥스는 게임만을 고집할 생각입니다』 정사장은 중소기업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근무하다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사람 6명과 함께 이 회사를 차렸다. 지난 93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94년에 법인으로 전환시켰다. 재탕식의 게임은 만들지 않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창세기전, 에임포인트를 비롯해 리크니스, 탄생, 스카이 & 리카, 요정전설 등이 있다. 올해 4월 유망정보통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소프트맥스는 매년 두 배의 성장을 일구고 있다.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2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준비기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올해부터가 본격적인 게임사업을 펼치는 시기죠』 정사장은 앞으로 5년동안 도약의 기틀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꿈은 세계적인 게임타이틀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국내 게임소프트웨어시장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한 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소프트맥스는 이 때문에 게임을 개발할 때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게임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분야도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게임하면 일단 흑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들이 많아 큰 부담이 됩니다』 정사장은 이런 시각들이 오히려 건전한 게임문화가 정착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대기업들이 게임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개발업체는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력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는 서로 못믿는 풍토가 이를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사장은 직원들에게 항상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국내와 같은 열악한 환경아래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하나 가졌다고 게임이 성공하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와 그래픽, 프로그램, 기획 등 팀웍이 탄탄하게 다져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정사장은 게임업체들의 노력과 주변의 관심이 합쳐지면 우리나라가 게임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박동석>

관련기사



박동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