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여성 인권의 봄' 이끈 여걸 3인방 영예

아프리카ㆍ중동서 여성 지위 높인 존슨설리프ㆍ보위ㆍ카르만 선정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 예멘의 여성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은 여성인권의 사각지대인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여성들의 권리와 정치 참여를 주장하고 여성들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데 헌신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선정에 있어 여성인권 신장에 크게 주목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2003년에도 여성과 어린이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이란의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에게 평화상을 수여한 바 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성폭행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 아프리카와 아랍ㆍ무슬림권에서 민주주의를 향상시키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자와 여성운동단체 등도 이날 선정 소식에 크게 기뻐했다. 수상자 중 한 명인 보위가 속한 ‘아프리카 여성ㆍ평화ㆍ안보 네트워크(WIPNET)’는 “이번 수상이 아프리카와 다른 지역의 여성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보위는 라이베리아 2차 내전 종식에 기여했으며 WIPNET과 함께 인종과 종교를 넘어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보위는 또 다른 수상자인 존슨설리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인물로 세계은행(WB)과 유엔게발프로그램(UNDP)의 아프리카 국장을 역임한 엘리트이면서도 라이베리아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두번이나 투옥됐고 해외로 망명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 선거를 통해 라이베리아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오는 11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어 이번 수상이 대선 가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벨위원회는 장기 독재정권과 맞서 유혈투쟁을 벌이고 있는 예멘 시위대에도 평화상의 기쁨을 나눠줬다. 위원회가 예멘의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카르만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예멘 반정부시위대를 격려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카르만은 중동에서도 극도로 보수적인 예멘에서 여성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올 들어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해 학생들을 조직화하고 시위를 이끌어왔다. 카르만은 이날 수상 소식을 접한 후 “노벨상 수상은 예멘 민주화시위대의 승리”라며 “예멘의 민주화와 근대화를 이룩하고 권리를 완전히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여성 3인의 수상 소식에 ‘개인적 견해’라는 전제하에 “현명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세계에 인권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이 있다”며 “여성들은 보다 평화롭고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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