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환율전쟁의 승자가 세계경제를 장악한다

[화제의 책] 환율전쟁 (최용식 지음, 도서출판 새빛 펴냄)


하락하는 환율로 인한 원화 가치 급등이 고유가, 고금리와 함께 연초부터 한국경제를 압박하는 '3고(高) 현상'으로 지목됐다.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는 환율그래프는 특히 수출 기업들에게 '환율전쟁'의 선전포고와도 다르지 않다. 경제전문가인 저자는 "환율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그는 "환율전쟁의 승리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장악하기 때문에 환율 메커니즘을 이해해 슬기롭게 대처하라는 의도로 이 책을 내 놓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700~800원 수준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2,000원까지 급등했다. 고통의 기억이 지워질 무렵,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불과 수개월 만에 원ㆍ달러 환율을 900원대에서 1,500원대로 끌어올렸고 전국민이 치솟는 환율로 '노이로제'에 시달려야 했다. 대다수는 외환위기의 결과로 환율폭등이 일어났다고 여기지만 인과관계는 '반대'다. 환율변동이 경제난의 결정적 변수였고, 환율에 대한 정책 대응이 경기의 진퇴를 결정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국제수지이며, 국제수지는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에 좌우된다. 따라서 환율에 대한 정책대응은 그 변동에 대한 대처 뿐 아니라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다. IMF구제금융 당시 김대중 정부는 환율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경제성장률 9.5%(1999년)를 달성했다. 반면 높은 국제경쟁력을 물려받은 노무현 정권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3%에 머물렀다. 이런 결과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했고, 과소평가 했음의 차이에서 기인한 환율정책이 원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현재 환율정책의 적정성일 것이다. 2008년 세계적 불황과 각종 '위기설'은 국내 금융시장을 심각한 경색에 빠뜨렸다. 하지만 2009년에는 '과속'이라 할 정도로 빠르게 국내 경기가 상승했다. 저자는 "정부는 경기상승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라 평가하지만 이는 모순"이라며 "환율안정이 외국자본의 유입을 이끌어 신용경색 완화, 해외소득의 국내 이전과 국내수요 확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제는 '환율이 경제를 움직인다'이며 환율변동의 근본적인 원인과 환율전쟁의 역사, 국내외 환율정책 사례 등이 구체적인 지표와 사실을 근거로 기술돼 있다. 저자는 환율이 '얼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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