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유업계] '빅4'체제 굳힌다

국내 정유업계 판도가 SK㈜와 현대정유 등 토종 2개사와 외국합작인 LG칼텍스정유, 외국계인 쌍용정유로 재편됐다.정유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격적 마케팅」으로 유명한 쌍용정유가 SK㈜에 인수되는 대신 독자생존을 택함에 따라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시장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도재편이 끝났다= 지난해까지 정유업계는 5사 체제를 유지했다. SK㈜가 시장을 주도하고 LG정유가 바짝 뒤를 따르며 쌍용정유와 한화에너지, 현대정유가 10%대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구도였다. 그러나 올들어 한화에너지가 현대정유로 넘어 가는 빅딜이 성사되고 SK㈜의 쌍용정유 인수가 확실해지자 업계는 3강 체제를 예상했다. 그러나 2일 SK㈜의 쌍용정유 인수가 무산되면서 정유시장에서 더 이상의 판도변화를 몰고 올 변수는 모두 사라졌다. 앞으로 4사 체제로 정착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휘발유시장 점유율은 SK㈜가 35.5%, LG정유가 31.5%로 앞서있고 한화에너지를 흡수한 현대정유가 17.7%, 쌍용정유가 15.3%다. 현대정유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투자회사 IPIC로부터 자본을 유치, 현대그룹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시장판도 자체를 바꿀 사안은 아니다. ◇쌍용정유가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쌍용정유는 그동안 쌍용그룹 계열사이면서도 사실상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다. 최고경영자인 김선동(金鮮東)부회장도 쌍용측 의사보다는 아람코의 의사를 주로 반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쌍용정유는 이제 쌍용그룹의 울타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명실상부한 외국계 정유사로 변신한다. 아람코가 지분 35%를 갖춘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쌍용양회 지분을 인수하는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28%지분으로 경영에 참여할 전망.국내 시장의 관행에 얽매일 이유가 전혀 없어진 셈이다. 쌍용정유는 94년에 휘발율 품질전쟁을, 97년에 가격전쟁을 주도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정유업계 질서를 흔드는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는 유리한 입장이어서 앞으로 더욱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주도할 전망이다. ◇기존 정유사들의 대응이 관심이다= 정유시장의 절반을 싹쓸이하려던 SK㈜는 당초 계획이 무산됐지만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선두자리를 지키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다 최근엔 그룹차원의 인터넷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기 때문. 시장의 3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LG정유도 현재의 경영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SK㈜나 LG정유보다 관심을 모으는 게 현대정유의 행보다. 한화에너지 인수를 계기로 창사이래 처음으로 업계 3위까지 도약하게된 현대정유는 하반기 중 고객카드를 새로 내놓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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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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