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주로 지지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9.11 테러 희생자 미망인들이 최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유세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미국 언론들이 29일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9.11 테러 당시 숨진 뉴욕시 소속 소방관의 미망인이었던 타라 스톡파일 등 희생자 유족들이 참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과는 반대로 최근에는 케리 후보를 지지하는 미망인들이 케리나 그의 러닝 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유세에 가세하고 있다.
케리 후보의 지난 23일 필라델피아주 템플 유세에는 세계무역센터(WTC)에서 남편을 잃었다는 미망인 2명이 케리 후보를 소개했다.
또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28일 뉴 햄프셔 유세에서는 역시 WTC 에서 남편을 잃은미망인 크리슨 브라트와이저가 참석,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은 '앞으로 우리가 무얼 더 잘하겠다'는 말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질 않고 있다" 며 부시 행정부의 안보정책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9.11 테러 희생 유족들은 대부분 정치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해왔으나 정치의 계절을 맞아 이들 사이에서도 당파적인 열정 때문에 그같은 목표들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미망인의 선거 지원 활동이 가정과 국가의 안보를 중시하며 특히 투표 당일까지도 망설임이 많은 부동층 여성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 관심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