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골드만삭스가 법정관리 여부를 놓고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진로는 11일 골드만삭스 측이 그 동안 진로의 자문활동 중에 얻어낸 기업 비밀을 이용, 부당하게 사들인 채권을 무기로 진로를 끊임없이 협박해 왔다고 주장했다.
진로측이 이날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0년 ㈜진로가 보증한 2,800만 달러 규모의 진로홍콩 FRN(금리연동부사채)를 현지법을 위반하면서 진로와 진로홍콩 몰래 매입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다음해 1월 이를 국내 다른 채권자들 보다 우선해 전액 변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진로는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진로 측은 또 “골드만삭스가 같은해 11월 두차례에 걸쳐 진로 홍콩의 FRN 전액을 상환하지 않으면 홍콩뿐만 아니라 일본과 영국 그리고 한국에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자신들이 보유한 진로 채권 중 담보채권은 80%, 무담보 채권은 60%, 보증채무는 40%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해 변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로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골드만삭스도 지난 10일 다른 외국 채권사들의 동의를 얻어 전체 진로 채권 중 30% 이상을 우호 지분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진로의 외자유치 계획에는 투명성과 현실성이 결여돼 있으며 채권자들이 투명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법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