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ISTI의 과학향기] 모기, 알렉산더도 죽게했다?

모기 물려 해마다 150만명 희생<br>자주 씻고 초음파 이용 효과적


인류와 모기와의 전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류는 그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를 경험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881년 시작된 파나마 운하 건설이 모기로 인해 중단된 사건이다. 모기에 물린 노동자들이 황열과 말라리아에 걸려 1,200여명이 사망했고 공사는 1884년 중단됐다. 기원 전 2세기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 역시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병에 걸려 죽었다는 설도 있으니 모기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모기는 엄청난 생존력과 번식력의 소유자이다. 모기는 젖은 물바닥 정도의 깊이만 되면 알을 낳아 번식하고 한 개체의 순환 주기가 매우 빠르다. 모기의 한 종류인 사막모기는 낳은 알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기까지 고작 일주일밖에 안 걸린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모기 퇴치법은 없을까. 유충 시기에 박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충 박멸이 가장 근원적인 해결책이지만 정부 기관 차원에서 하는 일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깥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모기를 차단하는 것이다. 오래돼 틈이 벌어진 방충막은 모기의 침입에 속수무책이므로 교체해 주자. 모기는 2mm 정도의 구멍까지 몸을 비틀어 쉽게 뚫고 들어온다. 밖에 있던 모기는 주로 문가에 앉았다가 문이 열리는 순간 잽싸게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문가에 모기약을 미리 발라 두면 문가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기를 미연에 퇴치할 수 있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집으로 들어온 모기에게는 최후의 수단인 화학 무기를 선사할 수밖에 없다. 살충제를 뿌려 모기를 잡거나, 모기향을 피워 모기를 쫓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살충제에 사용되는 '피레스린'이라는 화학약품에는 곤충의 정상적인 신경 작용을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피레스린은 곤충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다시 펴지지 않게끔 마비시킨다. 날아가는 모기에 살충제를 뿌리면 몸을 떨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떨어진 모기는 시체가 아니므로 살포시 눌러 확인 사살을 해줘야 후환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살충제 등은 화학약품인 탓에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이런 경우에는 모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면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변에 보면 모기에 유독 잘 물리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모기가 좋아하는 것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모기는 열과 이산화탄소와 냄새에 끌린다. 따라서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호흡을 가쁘게 쉬는 사람이 모기에게 잘 물린다. 로션과 썬텐 오일 등도 모기가 좋아하는 것들로 20m 밖에서도 냄새를 맡고 접근한다고 한다. 따라서 몸을 깨끗하게 씻고 호흡을 천천히 하면 모기에 물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모기가 싫어하는 것을 활용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수컷모기가 내는 소리대역인 1만2,000-1만7,000헤르츠(Hz)의 초음파가 암컷 모기를 쫓는다. 암컷모기는 일생동안 단 한번만 교미를 하며, 그 후로는 수컷모기를 피한다. 피를 빠는 모기는 이미 교미가 끝나고 알을 낳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암컷모기 뿐이다. 따라서 수컷모기의 소리는 사람을 공격하는 암컷 모기를 도망가게 만든다. 해마다 세계적으로 모기로 인해 3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15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말라리아가 우리나라에도 발견되고 있다. 모기 퇴치는 가려움을 피하기 위한 순간의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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