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현숙 ㈜잡링크 대표

“온라인 리크루팅 시장은 단순 컨설팅 외에도 헤드헌팅, 인재파견 등 파생 비즈니스 영역이 무궁무진해 성장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앞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잡링크를 미국의 몬스터닷컴이나 핫잡스와 같은 세계적인 취업포털 업체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국내 온라인 취업포털 업계를 선도해 온 한현숙(55) ㈜잡링크 대표는 온라인 리크루팅 업계의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 최근들어 인터넷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취업사이트는 파생 비즈니스의 영역이 상당히 넓어 사업다각화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확실한 수익모델만 있으면 인터넷 사업은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영역”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핫잡스의 인수를 둘러싸고 몬스터닷컴과 야후간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진 것을 보면 온라인 리크루팅의 수익모델은 이미 검증됐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다만 인터넷 사업은 자금이나 아이디어보다는 실행이 중요한데 이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일부 업체들이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자금동원에만 열중하는 바람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잡링크는 구직자와 구인회사를 단순히 연결만 시켜주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파생 비즈니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잡링크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통해 정보 수집과 자동 분류, 통합 검색에서 과학적인 서비스로 국내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잡링크는 단순 컨설팅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국내 채용과 아르바이트, 헤드헌팅, 인재파견 등 인재 유통의 전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자체개발한 검색엔진을 통한 채용대행솔루션사업 진출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차별화와 수익화 등을 내세우고 있는 한 대표는 인터넷 취업포털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IMF 한파가 한창이던 98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해고와 경제불황으로 인한 신규인력의 구직난으로 취업정보 제공의 중요성이 커지자 한 대표는 급속히 보급되는 인터넷을 이용해 온라인 채용정보 사이트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초기부터 유료화로 운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구직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구직 회원수 60만명에 구인업체수도 6만여개에 달하는 호응속에 1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온라인 취업사이트의 영향으로 대규모 공채 위주이던 기업들의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왔다. 기업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공채대신 그때그때 필요 인력이 발생할 때마다 소규모로 채용하는 상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잡링크는 2001년부터 구인ㆍ구직서비스를 IT 위주에서 전 업종으로 확대한 결과 현재 기업회원은 10만개사, 개인회원은 87만명에 이르고 있다. 잡링크는 국내 채용과 취업의 65%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국내 200여 기업의 사이트는 물론이고 몬스터닷컴ㆍ핫잡스 등 해외 정보를 한 곳에서 검색할 수 있는 통합검색엔진을 개발, 구직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통해 유통되는 채용정보만 하루 4만여건에 달한다. 그러나 한 대표는 “무조건 회원수와 채용정보만 많다고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무수히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 중에서 정말로 회원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걸러주는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잡링크는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을 통해 불량정보를 가려내는데 심혈을 쏟고 있다. 특히 허위광고와 과대ㆍ과장 공고로 인한 구직자들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회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회원 등록 전에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적용, 다양한 경로를 통한 필터링 작업을 해 구직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취업알선 업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젊은이들과의 경쟁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롭게 부각되는 분야에서 도적적인 일을 하고 싶어 이 일에 뛰어 들었다”며 “젊은이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해 사업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아이템을 하나 개발하면 다른 업체에서 일주일 이내에 이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국내 기업인들의 윤리적인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부에서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있지만 한 대표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이는 불필요한 간섭을 초래해 사업방향이 뒤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한현숙 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딸을 둔 올해 55세지만 외모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인다. 그 비결을 묻자 그는 “항상 젊음을 가까이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에 정열을 쏟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노루표페인트`로 유명한 DPI(옛 대한페인트)의 창업자 고(故) 한정대 회장의 3남5녀중 맏딸로 태어난 재벌가의 2세답지 않게 한 사장의 경영철학은 의외로 소탈하고 인간적이다. 사람, 나눔, 실행으로 압축될 수 있는 경영철학은 그가 늘 강조하고 실천하는 생활의 신조이기도 하다. 한 사장은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희망과 좌절, 성공과 실패는 사람에 달려 있다는 한 사장의 경영철학은 평소 직원들에게 얼마만큼의 애정과 신뢰를 갖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나눔이 갖는 의미를 설명하는 대목에 있어 한 사장의 눈은 유난히도 빛났다. 성장위주의 경영체질이 몸에 벤 우리나라의 기업인들에게 있어 나눔의 경영철학이야말로 직원들이 스스로 자기가 속한 기업을 가정과 같이, 본인의 업무를 자기 일과 같이 생각하게 만드는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청소년 가장들을 위한 장학재단운영과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은 이런 나눔의 실천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한 사장은 `실행`을 유난히 강조한다. 한 사장은 한 때 폭발적으로 유행했던 벤처열기가 사그라진 원인중의 하나도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무모하게 도전하거나 아이디어를 자산가치 증식이나 부를 위한 축적의 수단으로 삼았던 과거를 냉정히 뒤돌아 보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약력 ▲48년 서울출생 ▲69년 런던 길드홀대학 졸업 ▲69년 대한조화공업사 이사 ▲71년 Korea Plastics Inc. 뉴욕 지사장 ▲92년 대한페인트ㆍ잉크㈜ 회장 부속실장(이사) ▲93년 DPI America Inc 사장 ▲95년 ㈜디아이티 부사장 ▲96년 ㈜디아이티 대표이사 ▲2000년 재단법인 양호재단 이사장 ▲2002년 ㈜디아이티 ㈜잡링크 공동 대표이사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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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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