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고근태가 놓친 수순 하나

제8보(126~153)



흑27로 중앙을 정비하면서 강동윤은 이 바둑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덤을 내고도 두세 집은 남는다고 믿었다. 흑31로 이으면서 그는 백이 33의 자리에 연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반상최대의 끝내기인 32의 자리를 흑이 선착하여 무사히 골인. 고근태도 그 진행이라면 백이 꼼짝없이 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근태는 여기서 용단을 내렸다. 중앙의 백이 다소 엷기는 해도 죽을 말은 아니다. 무조건 백32를 선점해야 승부가 된다. "백이 32를 두는 순간 흑의 우세는 사라졌다. 그러나 백은 32를 두기 전에 긴요한 수순 하나를 먼저 치렀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백승 아니면 반집승부였다."(윤현석) 그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지금이라면 흑은 2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교환이 치러지고 나면 우상귀의 백은 자체로 완생이다. 조금 후에 실제 상황으로 연출되는 흑41 이하 49라는 독수가 예방된다. 이 교환을 놓친 것이 고근태의 불행이었다. 흑33으로 끊어 백을 후수로 살게 하고서 대망의 독수를 강동윤이 터뜨렸다. 우상귀의 이 지독한 패. 흑이 패를 지는 날이면 흑도 우상귀 일대가 쑥밭이 된다. 우상귀 방면의 흑대마가 송두리째 휘청거릴 것이다. 그러나 흑에게는 팻감이 많고 중앙의 백 2점을 끊어잡는 수단이 있어서 후환이 두렵지 않다. 검토실에서는 백이 중앙 왼쪽의 대마를 살리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얘기가 제기되었다. 참고도2의 백1로 살았으면 어떠냐는 반론. 그러나 그것은 흑2 이하 10의 수단이 있어서 역시 백이 패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