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히면서도 3차 협상까지 조용했던 농업 부문이 오는 10월23~27일 한국에서 열릴 한미 FTA 4차 협상에서는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은 쌀과 쇠고기 등 한국의 민감 농산물에 대한 개방을 본격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우리 측 농업분과장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12일 브리핑에서 “3차 협상에서는 옥수수ㆍ밀ㆍ콩 등 비민감 품목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됐다”며 “향후 협상에서 쇠고기 등 민감 품목에 대한 논의가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 3차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의 1차 농산물 개방안에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3차 협상 진행과 농업의 민감성 등을 감안, 쌀 등의 개방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측이 쌀을 ‘협상 파괴자(deal breaker)’로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쌀 개방에 대해 미국 측의 본격적인 요구가 4차 협상부터는 제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쌀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게 분명한 우리 측 입장이지만 4차 협상에서 쌀과 관련한 미국 측의 다각적인 공세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의 쌀협상 결과를 감안해 관세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지만 쌀 수출 쿼터 물량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워싱턴 DC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미 전문가 2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미 FTA 협상을 무산시킬 수 있는 쟁점으로 농업(15%)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자동차(13%)와 개성공단(13%), 의약품(12%)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