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비정규직 법안 이번에는 처리돼야

전체 근로자의 절반정도에 영향을 주게 되는 비정규직 법안이 일년 가까이 표류하는 바람에 당사자인 비정규직 근로자는 물론 기업의 인력관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관련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처리마저 불투명해 대책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주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보호법 개정안, 판견근로자 보호법 개정안, 그리고 노동위원회법 등 비정규직 관련법안을 전체 회의에 일괄 상정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부터 법안 처리 시기를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하는 바람에 1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이번에도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원만한 회의 진행이 어려워 질서유지권까지 발동된 가운데 일부 의원과 정부당국자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해서는 물론 기업의 인력관리를 위해서도 더 이상 표류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법안을 둘러싼 각 당의 입장은 나름대로 근거와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비정규직 법안은 노동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갈수록 늘어나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문제를 언제까지나 방치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다른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과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정치적인 계산이 앞설 경우 법안은 왜곡돼 경제적으로 많은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여야간 큰 입장차이를 보이며 진통을 겪고 있는 비정규직법안은 1년간에 걸친 협의과정에서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나마지 일부 쟁점에 대해 여야가 협상력을 발휘해 이번 회기에는 법안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은 이제 소수집단이 아니라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근로자로서의 기본권은 물론 노동력수급 및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시혜적 시각이 아니라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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