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가입 신채널 뜬다] 손보 전문설계사

노트북이나 PDA 단말기로 고객의 재정설계를 해주는 전문설계사는 얼마 전 까지는 생보사 영업조직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손해보험사들도 이런 전문설계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손보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조직의 전문화와 특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손보사들도 전문가의 재정설계가 필요한 장기 상품을 내놓으면서 전문설계사 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재정설계 필요한 손보상품 늘어=손보사들이 고객의 재정설계 능력을 갖춘 전문설계사를 양성하고 있는 이유는 손보사 상품 가운데 만기가 길고 보험료가 비싸 전반적인 재정설계가 필요한 상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생명보험의 종신보험과 유사한 성격의 종합건강보험. `종신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이 상품은 만기가 80세로 제한되는 단점이 있지만 생명보험 상품과 달리 각종 의료비를 `실손보상(실제 들어간 비용만큼 보상)`원칙에 따라 지급 받는 장점도 있다. 즉 노년기에 많이 들어 가는 각종 병원비를 보험으로 확실하게 충당할 수 있다는 것. 만기가 30~40년에 달하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한 상품이다. 이와함께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장기간병보험`과 같은 상품도 재정설계가 필요한 손해보험 상품이다.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비는 물론이고 활동 불능 상태가 됐을 때 일시금으로 간병비를 지급하는 이 상품은 월 보험료가 10만원 정도로 꽤 비싼 편이고만기도 80세로 다른 손보상품보다 비교적 길기 때문에 `충동구매`는 절대 금물. 내년부터는 손보사 전문설계사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화재보험, 배상책임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보장을 보험상품 하나로 판매하는 `종합형 보험`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상품 하나에 담아 판매하는 이 상품의 출현과 함께 손보사 전문설계사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전문조직 양성에 박차=손보사 가운데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지난 2001년부터 기존 설계사 및 대리점을 디지털형 보험전문가인 일명 DRC(Digital Risk Consultant)로 육성하는 전문설계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 DRC를 현재까지 1만6,000여명 배출했으며 앞으로 가정의 모든 재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은 물론 지속적으로 점검과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에는 종합재무설계사인 DRM(Digita Risk Manager)조직이 3,400여명 활동하고 있다. 일정기간 동안 자동차ㆍ화재 등 손해보험 관련 재무 컨설턴트 교육을 이수한 후 고객 재정과 자산 위험에 대한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컨설팅 해주는 전문가들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이 조직이 회사 총매출의 40%를 담당할 정도로 영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RFC(Risk& Financial Consultant)는 LG화재가 육성한 금융보험전문가의 명칭. LG화재는 RFC를 손해보험을 대표하는 업계 최고의 전문 인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현재도 이들이 종신형 또는 주문형 상품을 전담 판매하고 있다. 제일화재는 FC&RM(Financial Consultant & Risk Manager)이라는 전문조직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2개 지부에서 대졸사원 50명이 주축이 돼 고객들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을 분석한 후 새롭게 설계 판매하는 전문 재정설계사로 활동중이다. 제일화재는 이 조직을 4개지부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린화재가 육성하는 전문조직의 명칭은 HRC.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450여명의 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이중 최상급에 속하는 인력을 중심으로 전국 24개 HRC팀이 활동중이다. 그린화재는 우수 신인 증원에 주력해 앞으로 HRC팀을 두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신동아화재는 현재 SRC 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월 설계사를 대상으로 SRC양성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재무설계사 수준을 넘어 고객에 대한 자산관리, 위험관리까지 해주는 조직으로 육성하고 있다. ■ `질병+상해+화재+자동차 보험 `한꺼번에` `超보험` 내년에 나온다 내년에 등장하는 손보사 상품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삼성화재가 개발한 `삼성통합형보험(가칭)`이다. 질병ㆍ상해ㆍ화재보험은 물론 자동차보험까지 한 상품으로 결합된 신개념의 보험상품. 삼성화재는 개발을 끝내고 최근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았다. 전산시스템 구축과 영업조직에 대한 교육을 마친 후 이르면 내년 초부터 판매에 들어갈 계획. 일본에서 `초(超)보험`이란 이름으로 판매됐던 이 상품은 고객이 여러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보험회사는 고객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천병호 삼성화재 e-비즈추진팀장은 “60종의 담보를 하나로 묶어 이 보험 하나만 가입하면 모든 위험에 대해 보상 받을 수 있다”며 “일본 동경해상이 판매했던 `초보험`은 모든 보장이 1년 만기 였고 보험료 변동이 심해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삼성화재의 `통합형보험`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 한국형 모델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보험 가입자는 보장 내용이 전혀 다른 운전자보험과 화재보험, 질병보험이나 장기간병보험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들 수 있고 여기에 자동차보험도 포함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한 가족에 닥칠 수 있는 각종 위험 대비가 보험상품 하나로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보장 받을 수 있다. 또 보장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가족이 생길 경우, 일시적으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 등을 대비해 보험료를 충당할 수 있는 `보험료 충당 특약`까지 추가할 수 있다. 이 상품의 개발로 손보업계 전문설계사 조직의 질적 성장과 규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어지간한 능력으로는 상품 설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 상품은 보장 종목이 다양하고 보장에 따라 보험기간 및 보험료에 큰 차이가 나는 등 설계가 어렵기 때문에 통합형보험을 전담 판매하는 전문컨설턴트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고 - 심기보 현대해상 교육운영팀장 손보사 `전문설계사` 육성 시급`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은 각 산업별로 다르겠지만 오랜 기간 외형성장에 치중해온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경영방침에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현재 손해보험회사에서 위험관리자(현대해상의 경우 DRM), 또는 재정분석가 등으로 불리우는 보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쟁적인 노력이 이어지는 모습은 이러한 변화를 실감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손해보험사에 전문영업조직의 등장이 요구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인터넷 환경의 발달로 보험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보험지식을 손쉽게 접하게 됐고 이러한 고객들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보험 영업인이 필요하기에 이르렀다. 둘째, 보험소비자에게 정확한 보험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그들의 위험 및 재정 상태를 분석해 보험소비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보험 서비스 제공을 통한 `소비자 만족의 극대화`가 중요한 가치로 대두됐다. 셋째,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은 계속 포화상태로 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경쟁의 가속화도 원인이다. 방카슈랑스, 온라인 보험, 외국계 보험회사 진출, 홈쇼핑 보험 판매등 다양한 판매채널과의 경쟁을 위해 보험 종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넷째,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서비스, 문자서비스 제공 등 보험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서비스 내용을 숙지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배경으로 등장한 전무설계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보험소비자에게 개인별 위험관리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한발 앞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결국 보험전문가의 육성은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치열한 무한경쟁을 헤쳐 나가려는 보험사들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필연적인 선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진우,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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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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