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기 급등 부담" 공매도 베팅 늘어

삼성전기 하이트맥주 등 공매도 거래 비중 두 자릿수 <br> 주가하락폭 커 추가 베팅엔 신중해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지 못하자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는 공매도에 ‘배팅’하는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공매도가 몰린 종목들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여서 주가 제자리 찾기 움직임이 있을 경우 자칫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매도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가 하루 평균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2%을 기록,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공매도 비중은 지난 5월(3.01%)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 7월 2.26%까지 줄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선 것이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맥주(27.81%), LG생활건강(14.67%), 삼성전기(12.05%), LG이노텍(10.03%) 등의 공매도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들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이달 초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하나도 없다.


거래대금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전기, 하이닉스, LG이노텍, 포스코, 현대차 등의 순으로 공매도 대금이 많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8월 공매도 금액 상위 10개 업체 중 6곳이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나타나 최근 IT업종의 부진에 공매도가 상당 부분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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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물량이 올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시장의 공매도비중도 올 1월 0.24%에서 8월 0.50%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코스닥기업의 숫자가 유가증권시장 기업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에서도 공매도가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올 초부터 지난 달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비중이 1%를 넘은 기업 수는 13곳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58종목으로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가스터디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5.22%에서 12.93%까지 늘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공매도 금액의 20.5%가 서울반도체로 몰렸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달 초 주가지수가 1,800선에 근접하는 등 단기적으로 가격부담이 생기자 주가 조정을 예상하고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섣불리 공매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상승폭이 컸던 IT업종 위주로 공매도 몰리고 있다”며 “그러나 IT주의 대부분이 향후 실적 전망에 비해 지나치게 주가가 떨어져 있어 향후 추가하락을 바라보고 공매도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현재 주가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아 공매도가 더 이상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과 1~2주 전만 하더라도 추가하락을 바라보고 투자해볼 만 했지만 현재 시점은 공매도에 나서기 매우 힘든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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