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매입, 채권형 펀드에 영향은…

불안감 해소로 자금이탈 완화<br>신규 자금 유인은 쉽지않을듯

한국은행이 우회적으로나마 회사채와 금융채 매입에 나설 경우 자금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채권형 펀드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 열풍으로 이미 한차례의 소규모 ‘펀드런’을 겪었던 채권형 펀드는 최근 회사채 부실 위험이 높아지면서 다시 자금이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주 신성건설ㆍ대우차판매와 관련된 일부 채권형 펀드에서 환매가 연기되면서 채권형 펀드의 자금이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우차판매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포함된 채권형 펀드의 경우 어음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잇따라 환매를 요청하면서 환매를 중단한 바 있다. 채권시장이 휘청거릴 경우 단순히 개별 펀드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 대우채 사태에서 볼 수 있듯 투신권 전체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이처럼 커진 상황에서 한은이 버팀목으로 나서줄 경우 단순한 채권시장안정펀드보다 긍정적인 영향력은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수익률을 떠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은 “채권형 펀드의 특성상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높은데 안정적인 유동성이 확보될 경우 급격한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다”며 “시장에 퍼진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준다는 차원에서도 한은의 참여는 채권형 펀드 시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은의 회사채 매입만으로는 채권형 펀드로 자금을 유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6~7%인 상황에서 채권가치가 상승(채권금리 하락)한다고 당장 채권형 펀드의 장점이 부각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회사채 매입이)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은 막겠지만 지금의 수익률만 놓고 보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외화 부문의 유동성이 해결되고 특단의 세제혜택이 나오지 않는 한 채권형 펀드의 자금유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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