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 '대형·고가 마케팅' 강화

불황에도 수입차·대형차전자품등 매출급증에 판매전략 바꿔

‘비싸고 커야 잘 팔린다.’ 내수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고가ㆍ대형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져 관련업계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고가 수입차나 첨단 프리미엄급 전자제품 등의 소비는 경기와 무관하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고가ㆍ대형제품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올들어 사상 최대치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고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4,000만~5,000만원대 차량의 지난 1월 판매대수는 165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6월에는 416대까지 늘어나 15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00만~4,000만원대 차량의 판매실적도 지난 1월의 294대에서 6월에는 340대로 크게 불어났다. 국산 대형차 역시 내수 침체와 상관없이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국산 대형차(배기량 2,000cc초과)의 판매대수는 모두 5만8,4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9,494대보다 18.1%나 증가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대형차에 대한 선호도는 식지 않고 있는데다, 구매 연령층도 20~30대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젊은 층을 겨냥한 대형차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가 대형제품 수요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가구, 패션, 휘발유 등 산업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5월중 고급제품인 하우젠 에어컨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었고, 하우젠 드럼세탁기의 판매량 역시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LCD TV중 고가인 40인치급 제품의 1ㆍ4분기 매출은 올들어 10배 가량 성장했다. LG전자도 고급형인 드럼세탁기의 비중이 지난 2003년 40%선에서 올 1~5월중에는 60%에 육박했고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들어 양문형 냉장고의 판매실적이 전체 냉장고 매출의 60%선까지 높아졌다. 옥탄가 94이상인 고급휘발유는 리터당 평균 1,750원대로 보통휘발유보다 200원정도 비싸지만 판매량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의 지난 1월 고급휘발유 판매량은 8,010드럼에서 5월에는 9,800드럼으로 늘어났으며, GS칼텍스도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이 2,946드럼이던 고급 휘발유의 판매량이 올 들어 3,475드럼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SK㈜는 고급 휘발유 판매주유소를 지난해 말보다 17개 증가한 136개로 대폭 늘렸다. 종합 가구업체 에넥스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군인 웰본, 노블시리즈 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들 제품군은 상반기중 판매 세트수가 300%나 불어났다. 한샘의 관계사인 고급 주방가구 넥서스도 지난 3월 오픈한 논현동 매장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오는 10월께 고급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며 이탈리아 최고급 명품 부엌가구인 ‘다다’ 등을 국내 수입 판매하기로 했다. 패션업계에도 고급 프리미업 제품군의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LG패션의 신사복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경우 고가 제품 중심의 카델 라인과 예복인 f-라인의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7% 가량 증가했다. 또 알베로에서 선보이고 있는 방문 맞춤 서비스인 ‘알따 사르또리아’의 경우도 지난 가을ㆍ겨울 시즌에 비해 매출이 20%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란직후에도 고가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며 “경기불황기에도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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