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카슈랑스 '천덕꾸러기' 전락

방카슈랑스 '천덕꾸러기' 전락 「방카슈랑스는 시기상조인가」 보험 상품의 은행창구판매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은 아예 판매 창구를 폐쇄하고 있으며 보험사들도 전담 직원을 없애는 등 전체적으로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조흥은행을 시작으로 모든 은행들이 지점에 창구를 만들어 보험 판매를 시작했지만 실적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매된 상품은 대부분이 보험료가 작은 단기 보험인데다 그나마 보험회사와 제휴한 은행 직원들이 가입해준 것이 많아 판매 10개월이 다 되가는데도 아직 일반의 호응이 극히 적은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의 경우 전체 수입보험료 실적이 9개월동안 2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조흥은 삼성화재와 흥국생명과 제휴, 지난 1월24일부터 은행권에서 처음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9월 현재 판매실적은 삼성화재 4,000건 1억1,000만원, 흥국생명 80건 700만원에 불과하다. 조흥에 이어 지난 3월 발빠르게 나선 국민은행 역시 9월말 현재 수입보험료 실적이 2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국민은행은 동부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등 4개 손보사와 제휴를 맺고 시작을 했는데도 월 3,000만원의 실적을 올렸을 뿐이다. 이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은행이 상반기부터 판매에 나섰지만 정작 매출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상반기에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것이 하반기부터는 하루 한건도 계약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들은 창구를 폐쇄하는등 올초 방카슈랑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 차원에서 판매를 독려하던데서 이제는 거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처럼 상황이 나쁜 것은 현행법상 은행이 직접 보험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다 발로 뛰어다니는 보험의 영업 특성과 맞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 8월 은행의 직접 판매 시점이 3년 뒤인 2003년으로 확정되면서 보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것도 한 이유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당초 내년부터 규제완화가 될 것으로 보고 방카슈랑스 전담 팀을 발족하고 직원의 보험대리점 자격취득 등을 준비해오던 은행들은 업무추진에 큰 차질을 빚으며 계획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보험사들도 처음 기대와는 달리 은행 판매에서 거의 매출이 없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생보사의 관계자는 『처음에는 본점에 담당자를 두는 등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얼마 전 담당자를 전보 발령냈다』며 『현재 지점 차원에서 알아서 하고 있지만 대부분 상품 판매보다는 홍보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0/10/17 17:43 ◀ 이전화면

관련기사



한기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