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 시름 中企 3苦

창업의지 '시들' 8대도시 신설법인수 5년4개월만에 최저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기업 창업이 크게 위축돼 지난 9월 신설법인 수가 5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9월 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8대 도시의 신설법인 수는 2,103개로 8월의 2,336개에 비해 10.0% 감소했다. 이는 99년 5월의 2,085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하려는 창업마인드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설법인 수는 벤처 창업붐이 절정을 이루던 2000년 3월 4,605개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감소세를 타기 시작해 올들어서는 3월 2,931개, 6월 2,696개, 8월 2,336개 등으로 뚜렷한 감소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창업 감소를 경기여건이 불투명한데다 창업을 통해 부를 이루려는 기업가정신이 쇠퇴함에 따라 신설법인 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창업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 안에는 신설법인 수가 월 2,000여개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신설법인 수가 감소하면 고용창출능력이 상대적으로 격감해 소비기반이 더욱 약해지며 종국에는 침체국면이 지속되는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9월 중 8대 도시의 부도업체 수는 162개사로 전월보다 6개사 늘었다. 이에 따라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배율은 13.0을 기록,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하면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전국의 어음부도율(전자결제 조정 후)은 0.0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국의 부도업체 수는 322개로 전월에 비해 49개사 줄었다. 한은은 전국의 부도율과 부도업체 수가 감소한 것은 추석 연휴로 인해 9월 말에 당좌거래가 정지돼야 할 업체가 10월 초로 이월된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인재는 등돌리고…20대 연령층 중소기업 선호도 가장 낮아 청년층 실업난에도 불구하고 20대 연령층의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처우와 이미지 개선이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청년층의 구직난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18일 국회 산업자원위 서갑원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대별 중소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20대가 32.3%로 가장 낮았다. 또 30대 34.7%, 40대 40.8%, 50대 이상 49.1% 등으로 조사돼 연령이 낮을수록 중소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20대 56.2%, 30대 46.4%, 40대 43.2%, 50대 이상 40.0% 등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았다. 자녀나 주변 친지에게 직장으로 권유할 기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2.2%가 공기업을 꼽았고 외국계 기업(25.7%), 대기업(24.0%), 벤처기업(9.7%) 등이 뒤를 이었으나 중소기업은 8.1%로 가장 낮았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물음에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6.6%가, 대기업에 대해서는 40.8%가 각각 '그렇다'고 답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더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들의 이 같은 인식은 근로자의 86.7%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고 전체 사업체 중 99.8%를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 상반된 것으로 중소기업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서 의원은 "중소기업 기피 및 대기업 선호현상은 청년층일수록 심해 중소기업 인력난, 청년층 구직난이라는 모순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날도 '먹구름' 10곳중 4곳이상 "경영 회복시기 예측못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4곳 이상이 경영 회복시기를 예측 못할 정도로 향후 경기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기업은행이 중소제조업체 1,76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경영상태가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다고 답한 업체는 18.9%에 불과했고 비슷하다는 업체는 39.2%, 어렵다는 업체는 41.9%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회복 시기에 대한 질문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42.9%에 달해 상당수 중소기업이 앞으로의 경영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매출전망지수(BSI)는 99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조금 줄거나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매출에 큰 차이가 없어도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등 각종 비용 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