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시] 고정수 조각전.. 여체에 담은 `우리다움'의 미학

조각가 고정수씨(52)에게 벗은 여체는 에로티시즘의 대상으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여자의 몸에서 「다산성」의 풍요로운 대지를 읽는다. 유달리 볼륨있는 그의 조각은 때문에 삶의 여유 그리고 다정함을 전해준다.『모델에게 어떤 포즈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들 스스로가 자연스런 몸짓을 연출하도록 하지요. 그러다가 문득 모델의 자연스런 포즈에서 영감같은 것이 느껴지면, 그 순간을 포착해 드로잉을 한 뒤 작업에 들어갑니다』 인위를 버리고 사려깊고 순박한 여성상을 만들어 온 고정수씨의 초대전이 1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선화랑(02~734-0458)에서 열린다. 돌조각 10점, 브론즈 10점 그리고 작가가 새롭게 시도해 보는 테라코타 작품 8점등 총 28점이 선보이는 자리이다. 그의 조각은 풍요로우면서도 바로 「우리다움」의 미학을 연출하는데, 그것은 이 땅 곳곳에서 캐낼수 있는 화강암과 대리석을 재료로 이용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다. 고정수씨는 『기온이 온화한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대리석은 삼한사온이 뚜렸한 우리나라에는 어울리지 못하고 금방 손상이 된다』면서 『돌비늘이 특히 아름다운 한국산 대리석이야말로 서양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독특한 미감과 질감을 전해준다』고 강조한다. 특히 화강암의 경우 밀도있는 노동이 요구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매끄러운 선이 주로 강조되는 서구 대리석 조각과는 느낌을 달리한다. 작가는 이번에 특히 흙재료에 매료되어 테라코타 작업을 선보인다. 환원소성과 산화소성등의 고른 기법으로 흙이 주는 미감을 최대한 살려내 자연스러움과 친근함을 더해준다. 고정수씨는 국전 대상(81년), 선미술상(86년)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14년간 봉직해오던 조선대학교를 지난 87년에 떠나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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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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