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양책·물가등 금리상승 요인 수두룩

‘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발행하자.’ 기업들이 최근 앞 다퉈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총선 이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총선 이후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경기부양책이 펼쳐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란 판단이다. 모두 금리상승을 부추기 는 요인이다. 6일 회사채를 발행하는 모 기업의 한 관계자는 “자체 판단한 결과 총선 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70%가 넘는 것으로 보고 회사채 발행시기를 앞 당겼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비슷한 판단일 것이란 게 이 관계자 의 설명이다. ◇“총선 후 금리 오른다”=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뿐 아니라 전문가들도총선 후 금리하락 요인보다는 상승요인이 훨씬 많다고 말한다. 우선 정치권의 내수경기 회복 노력이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총선 이후 정치권은 내수경기 진작을 비롯한 경제회복에 주력하고 안전자산에 몰려 있던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노력을 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현 금리추세에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도 금리상승 요 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에 고민하고 있는 한국은행으로서는 총선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시중 유 동성을 흡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애실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통화당국으로 서는 총선으로 풀린 자금을 흡수해 물가부터 잡으려고 할 것”이라며 “당 장 콜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통화긴축 가능성은 2ㆍ4분기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요인이 금리에 비우호적이라는 것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화증권은 미국의 고용지표 호전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 진정은 금리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특히 미국 고용지표의 호전은 경기회복의 청신호로 인식돼 금리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 금리에도 상승압박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다. ◇0.01%포인트라도 쌀 때 발행하자=17대 총선은 기업들에 금리상승이라는부담과 함께 내수경기 부양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는 기회도 동 시에 던져주고 있다. 김범중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총선 이후 추경예산까지 편성하려는 의지 를 가지고 있는 정부나 경제회복을 총선 전략으로 삼고 있는 정치권이나 모두 총선 이후 소비심리 개선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에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기업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리상승은 비용부담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조금이라도 금 리가 쌀 때 미리 ‘실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병익 대우증권 IB영업팀 차장은 “평균 3개월 단위로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으로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최근 신용등급 BBB급의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는 것은 금리가 오를 경우 비용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6일 2년 만기, 3년 만기로 각각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경우 현재 2년 만기 금리가 7%, 3년 만기 금리는 8%에 발행이 가능하지만 금리가 오를 경우에는 9%대에서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총선 후에는 채권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기업들이 회사채 발 행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수요 감소는 채권 값 하 락과 금리상승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1ㆍ4분기의 경우 테러와 원자재가격 상승, 탄핵정국 등으로 안 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돼 채권수요가 늘어났지만 앞으로 내수경기가 회복 세를 타면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채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 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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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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