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범수 LG­EDS 시스템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경영·기획·전산분야 능통한 그룹 CIO/“SI업계 최고 기술력자랑” 세계화 견인평범한 것이 아름답다. 그리고 강하다. 김범수 LG­EDS시스템 사장이 그런 사람이다. 좌우명이 뭐냐고 묻자 『그런 건 없다』고 말한다. 그냥 성실하게 살 뿐이란다. 그는 별다른 취미도 없다. 골프를 좀 치고 짬이 나면 야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는 데에도 고상한 이유를 붙이지 않는다. 그저 건강하기 위해 산에 오른다는게 그의 대답이다. 동네 아저씨처럼 평범하기만 한 그가 요즘 LG그룹에서 그 위상을 부쩍 높이고 있다. 그룹의 경영혁 신을 총괄 지휘할 그룹CIO(정보담당중역)란 중책을 맡은 것이다. 구본무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그에게 힘을 실어준다. 지난 6월 그룹 임원 전체가 모이는 월례회의에서 구회장은 『이제 정보기술(IT)을 단순히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영전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김사장의 입지를 높여줬다. 또 각사에 CIO를 임명하고 김사장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경영혁신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정보기술(IT)에 대한 구회장의 관심이 대단하고, 특히 김사장을 중용하고 있는 느낌인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렇다. 『정보경영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미국 정보기술회사인 EDS사의 경우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오히려 고속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이는 미국 회사들이 불황 때 정보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영혁신이 크게 성공한 것입니다. 구회장께 이런 추세를 누누히 설명드렸습니다. 또 구회장은 LG­EDS가 이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이다. 그의 역할은 이제 단순히 개별기업인 LG­EDS의 매출액을 높이는 데 머물지 않고 있다. 그룹 전체의 경쟁력과 경영혁신이 그에게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김사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구회장에게 CIO의 역할을 강화해달라고 끊임없이 조언하고 있다. CIO는 과거의 전산담당자와는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최근에 재무담당 임원이 CIO를 겸임하는 경향이 많지만 이도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재무담당임원(CFO)의 경우 대개 전산투자를 비용으로 여긴다. 따라서 CIO는 경영·기획·전산 분야에 두루 능통한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정보기술이 경영구조를 혁신할 수 있다는 비전과 확신아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들이 CIO를 해야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김사장은 그의 말대로 더할 나위 없는 CIO감이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그는 67년 유한양행 경영기획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사장은 이때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컴퓨터를 도입하는 역사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69년 호남정유(현 LG­칼텍스정유)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보기술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그해 겨울 호유가 입주해 있는 대연각호텔에 대형화재가 발생하면서 모든 서류가 불타버린 것이다. 김사장은 그후 88년까지 호유에서 전산·재정·경리분야를 두루 거치면서 차곡차곡 CIO의 자질을 키웠다. 92년 STM(현 LG­EDS시스템) 전무로 자리를 옮긴뒤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초 사장이 되고 지난 3월 그룹CIO란 중책을 맡게됐다. 그런 김사장이 직원들에 주문하는 것도 의외로 평범하다. 「성실」하라는 것이다.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하다보면 전문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또 전문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LG­EDS시스템이 시스템통합(SI)업체 가운데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김사장의 이런 성실경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이균성 기자> □약력 ▲38년 전남 목포 출생 ▲61년 서울대 상대 졸업 ▲80년 호남정유 경리부장 ▲88년 〃 상무 ▲92년 STM전무 ▲96년 LG­EDS시스템사장 ▲97년 한국인터넷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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