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경제' 없는 대선공방

올해 지구촌 반장선거에 네거티브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모두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자신의 장점을 돋보이려는 전략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 학급 부서 임원(주지사) 경력이 있는 미국반의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반장(대통령)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시절 학생들의 취업률이 떨어졌고 학급운영비(재정) 적자폭도 60%나 늘어났다고 비난한다. 이에 오바마도 역시 네거티브로 맞불을 놓고 있다. 그는 “부유한 학생이 내는 학급비(세금)를 줄이자는 롬니의 말대로라면 일반학생이 피해를 보고 나아가 학급운영비 적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롬니를 비난했다.


네거티브는 바로 옆 한국반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비난의 주제다. 경제 문제를 두고 상대를 헐뜯는 미국반과 달리 한국반에서는 후보의 역사ㆍ안보의식이 최대 화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과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아버지가 만든 한 장학기금이 강탈된 것인지를 두고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연일 헐뜯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안보인식을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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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가 비록 자극적인 구호로 유권자의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도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네거티브 공세를 비판만 할 생각은 없다. 후보자의 역사ㆍ안보의식도 국가운영의 기본이기에 이를 도마 위에 올린 한국반의 선거양상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다만 지구촌 초등학교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지금 미국반과 달리 한국반이 최대 공격거리로 경제가 아닌 역사ㆍ안보의식을 선택해 집중하고 있는 점은 못마땅하다.

더구나 현재 한국반의 경제는 일본식 장기불황이 온다는 경고가 나올 만큼 심각한 국면이다. 한국반에서도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지’에 대한 논쟁이 우선돼야 한다. 역사ㆍ안보 논쟁에만 매몰돼 구체적인 경제대책을 외면하는 태도는 무책임해 보인다. 다만 반가운 소식은 2주밖에 안 남은 미국반 반장선거에 비해 한국반 선거까지는 아직 두달여나 남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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