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기술, 정책 그리고 사회 생태계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또 우주로 위성도 쏘아 올리는 경제력과 기술력을 갖추게 됐고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에서도 나라살림을 잘 꾸려가고 있다. 여기에 우리 문화와 예술이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경제적ㆍ사회적ㆍ정서적으로 힘들고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왜 그럴까. 우리 지도층이나 기득권자들을 포함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색하며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최근 우리 주위에 자기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누고 삶의 보람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즉 봉사활동을 통해 자기의 몸과 마음, 시간과 노력을 나누면서 보람과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지식과 전문성ㆍ재능ㆍ기술을 소외계층을 포함한 다른 이들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활동들은 사회단체나 기업이 주도해왔는데 이제 대학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학은 나눔과 봉사활동에 앞장서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퍼듀대의 EPICS(Engineering Projects in Community Service)는 지역 사회봉사를 위한 공학 프로젝트 사업으로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의 생태계를 이루는 대표적 사례다. 공과대 학생들이 교수들과 기업의 도움을 얻어 지역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실무적 경험은 물론 사회봉사라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생활여건이 어려운 지역사회 학생들이 대학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계속해 사회를 선도하고 봉사하는 지도자로 성장해 나중에 대학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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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젊은이들에게는 구직난이 심각하지만 기업에서는 쓸 만한 인재를 찾기 어려운 구인난이라고 한다. 실력도 부족하고 인성마저 좋지 못한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만약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 사회에서 필요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기술과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방법론 등을 배워 기업에서 당장 활용 가능한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동료를 배려하고 조직을 생각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출 수 있다. 이보다 뛰어난 스펙이 있을 수 없다. 또한 기업도 경제적ㆍ인적ㆍ기술적 지원을 통해 이윤을 사회에 자연스럽게 환원하게 돼 이미지가 개선되고 봉사활동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발견하고 훈련시켜 채용할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나눔을 위한 기술은 최첨단 과학기술이 아니라 사회에 필요한 적정한 수준의 기술이다. 특정 학문이나 기술 분야에서의 수월성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융복합적 문제해결 기술이다. 과학이나 기술뿐 아니라 인문ㆍ사회ㆍ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실제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가 사는 이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정주공간을 이롭고 행복하게 하는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며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고 환경을 망치지 않는 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지향적 정책까지 포함하는 기술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전력을 다해 연구해야 하는 기술이다.

착한 기술이 따뜻한 정책과 만나 우리들에게 즐겁고 편안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고 그 구성원들을 참된 인간으로 교육해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목표로 우리 정부ㆍ기업ㆍ연구소ㆍ대학 등 구성원들이 힘을 합해 노력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사회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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