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말 랠리를 보였던 은행주들이 1월 들어서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올해도 상승무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함께 은행들의 자산규모와 수익성 모두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지난 4·4분기 중 약 10.3%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0.7%를 큰 폭으로 초과 상승했다. 6월말부터 시작된 초과상승세가 10월까지 이어졌고, 대기업 신용리스크 우려 및 금융주 공매도 해제 조치로 11월 중 한때 조정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2월부터 다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민감주에 대한 시장 관심이 증가하면서 은행주들이 일제히 상승랠리를 보였다. 다만 올 1월 들어서면서는 코스피가 각종 대내외 악재로 인해 1,900선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은행주들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축소) 실시 이후 원달러환율의 상승, 4분기 실적 둔화가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최근에 더해진 신흥국 통화위기가 외국인 매도세를 확대시키며 은행주가 조정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매크로 변수가 돌출된 시점이라 당장의 반등을 예견하긴 어렵지만, 결국 이번 조정은 다시금 저가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흥국 중 상대적으로 한국이 안정적이라는점, 원화강세 현상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경기 호전과 더불어 은행 실적도 본격적 개선추세에 접어든다는 점 등은 조만간 외국인 순매수 기조 복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당장 은행주들의 지난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썩 좋은 편도 그렇다고 나쁜편도 아니다. 은행권의 4분기 순이익은 약 1조3,000억원 내외로 전분기대비 26% 가량 감소하지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69%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인 1조5,000억원을 조금 밑도는 수치이지만 분기초 여러 일회성 요인 발생으로 실제 순익이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보다는 다소 양호한 수준이다.
또 은행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약 0.01%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출성장률 복원에 따라 매년 4분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매·상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은행 평균 대출성장률은 1.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은행 순이자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은행권이 대한전선 출자전환에 따른 손익 영향이 미미한데다 쌍용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도 우려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단 자율 협약업체(특히 조선사)들의 업황 부진 및 추가 충당금 적립 이슈, 대기업 건설사들의 추가 부실 우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 등 리스크 요인들은 상존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는 여전히 낮은 PBR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채권단 자율협약업체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개별평가하면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지만 은행별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다만 STX조선 정밀실사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 등 기존 부실 여신에 대한 추가 충당금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감독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권고로 인해 매년 4분기에는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크게 증가했는데 2013년 4분기는 예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은행권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은 가운데 올해 은행권의 실적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한 올해 국내 은행 전체 수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5조3,000억원 보다 40% 가량 늘어난 7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14년 은행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작년보다 3조원 늘어난 38조원, 비이자이익은 2조5,000억원, 충당금 전입액은 9조2,500억원 수준으로 각각 가정했다"며 "이자이익의 증가를 예상한 이유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 정상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해외 수주 다시 꿈틀 … 건설주
올해 증권사들이 내다보는 건설업종에 대한 전망은 '맑음'이다. 해외 저가 수주 파동이 올해 1·4분기를 기점으로 모두 완료되고 실적 정상화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았다. 건설업계 1위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2.3% 감소했다. 2010년 수주한 일부 해외 저가수주 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물산도 4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0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5%나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미착공으로 충당금을 쌓았고 인건비 등 비용 증가에 발목이 잡히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 역시 해외 현장에서 인건비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나 3,1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4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시각은 다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보수적 회계처리와 해외손실 프로젝트를 실적에 선반영하면서 올해 정상화 기틀을 마련해 놓았다는 것이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사업성 있는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 될 것"이라며 "여기에 중동 등의 지역에서의 건설 수주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부동산 경기와 관련 저금리와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 중심 주택구매 심리 개선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 중심으로 보완 정책 지속 추진, 2014년 임대주택법 제정 및 수직증축 완화시 재건축 시장 활성화 전망 등에 따라 건설사의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해외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국내 대형사가 입찰 가능한 규모의 공사는 올해 약 2,2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약 23%인 약 526억달러가 국내 건설사 몫으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도 민간발전설비 수요로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발전 및 정유·석유화학 설비와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토목 인프라와 수처리사업 및 발전설비 수주가 폭증하고 있다.
안주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건설은 중동과 인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철도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영역이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건설은 주택 시장의 완만한 회복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주택부문 실적 향상 및 PF축소에 따른 재무건전성 개선이 예상돼 향후에도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국내 주택시장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으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