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신임 청와대 비서진의 과제

신임 대통령실장에 하금열 SBS 상임고문이 내정된 것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큰 폭의 개편이 단행됐다. 지난 10ㆍ26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임태희 실장 후임을 놓고 여러 인사들이 거론됐으나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언론인 출신을 전격 기용한 것은 청와대의 이미지 쇄신 등을 통해 임기 말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오랜 언론계 생활을 해온 신임 비서실장의 경력에 비추어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전달함으로써 소통기능을 보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청와대 비서진의 개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대통령을 어떻게 보좌하느냐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연도 국정운영의 방식과 성과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잘 알고 있는 대로 내년 4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은 이미 본격적인 선거정국에 들어갔다. 문제는 정치권 전체가 지각변동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경제와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형국이라는 점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지도부가 사실상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어 당분간 집권당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야당은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물고 늘어지며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야권통합도 진행 중이다. 남은 1년의 국정여건이 얼마나 어려울지를 짐작케 한다. 경제적으로도 낙관은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내년 우리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경제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막대한 가계부채에 짓눌려 민간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거정국으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도 투자시기를 늦추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해 노동조합의 정치투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각급 이해집단들의 요구가 분출하면서 사회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휘말려 국정이 흔들리게 되면 결국 레임덕 현상에 빠지게 된다. 어느 때보다 신임 청와대 비서진의 책무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비서진의 각오와 헌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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