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전방위 세금압박에 통화량도 줄었다

8월 M2 31개월만에 감소

세수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전방위 세금압박에 들어가면서 시중 통화량이 2년7개월 만에 감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8월 광의통화 M2(평균잔액, 계절조정 기준)는 전월 대비 0.1% 감소한 1,8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2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1년 1월(-0.4%)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3.9%로 2~4월의 5%대, 5~7월의 4%대에 이어 3%대로 떨어졌다.

8월에 M2 증가세가 꺾인 것은 세금 탓이 컸다. 기업들이 세금납부를 위한 대기자금을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넣어뒀다가 일시에 인출한 것이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6월(8조원)과 7월(3조5,000억원)에 늘었다가 8월에는 5조원이 급감했다. 6월 증가치와 8월 감소치는 2001년 12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값과 최소값이다.


문소상 금융통계팀장은 "본래 6월 말인 교통세ㆍ소득세 납부기한이 7월 초까지 넘어오고 7월 말 부가가치세 납부기한까지 겹치면서 8월 M2 평잔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과세당국이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중간정산)을 독려하면서 세무조사를 두려워한 기업들이 세금을 앞당겨 많이 납부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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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증가세가 꺾인 데는 지방정부의 재정지출도 한몫을 했다. 경제주체별로 지방정부가 포함된 기타 부문 보유통화는 전월 대비 6.5%(6조5,000억원) 감소한 9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ㆍ4분기 중앙정부로부터 받은 교부금을 지방정부가 재정지출을 위해 인출한 것이다. 이 밖에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0.5% 증가한 1,046조9,000억원, 기업은 전월과 같은 491조5,000억원, 예금취급기관을 제외한 보험ㆍ증권ㆍ여신전문금융회사는 0.7% 감소한 256조9,000억원이었다.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묶은 협의통화 M1(평잔)은 전월 대비 0.9% 감소했고 전년동월 대비로는 9.5% 증가했다. M2에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을 더한 Lf(금융기관유동성ㆍ평잔)은 전월 대비 0.5% 늘었고 Lf에 국채ㆍ지방채ㆍ회사채를 더한 L(광의유동성ㆍ말잔)은 0.8% 증가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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