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문가 4인이 본 문제점·개선방향/무역의 날

◎“수출 활로개척 이렇게 해야”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선 다변화와 품목고도화 등 아직도 풀어야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우리 수출산업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관계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본다.<편집자주> ◎금융 구조조정 강화/기업 내실경영 추구/국민 적극협조 필수/김상열 통산부 무역정책심의관 우리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물부문이 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다행스러운 일이다. 수출회복세는 환율상승에 힘입은 바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증대 노력과 정부의 여러가지 지원시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고 부존자원이 부족해 수출을 통한 성장과 고용창출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눈 앞에 닥친 외환부족사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수출의 지속적인 증대를 통한 외화획득과 건전한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한 대외신인도의 회복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정부는 금융·외환불안을 조속히 해소하고 금융부문이 실물부문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차입경영과 방만한 사업확장에서 벗어나 한계기업의 정리와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건전하고 내실있는 경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는 지금의 여려운 시기를 우리 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경제살리기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수출기반 너무 취약/세계적 브랜드 시급/고비용·저효율 타파/신원식 무협 이사 우리 수출은 경쟁력에서 중저가품은 후진국에 밀리고, 고가품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 어쩡쩡한 위치다. 수출구조 역시 특정품목에 편중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0대 수출상품에 대한 의존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의 4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 품목도 대개 부가가치가 낮은 범용성 제품이거나 세계적인 수요변동에 민감한 반도체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수출기반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또 우리의 해외마케팅 능력이 취약해 우리 수출상품 가운데 절반이상이 얼굴없이 이뤄지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보유야 말로 그 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대변하는 척도가 되는 시대에 이같은 우리의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외환부족으로 인한 최근의 국가적 위기의 근원을 따져보면 수출기반의 취약성과 무관치 않다. 따라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IMF(세계통화기금) 구제금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우리 경제의 체질구조 개선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과감히 타파하고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위기를 통해 온국민이 교훈으로 삼아 수출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물량보다 품질 먼저/일부품목 편중 탈피/시장다변화 나서야/온기운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최근 세계교역 환경은 우리에게 결코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개도국에 직접투자를 크게 늘려 현지에서 생산활동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공산품을 중심으로 개도국에 대한 우리 상품의 수출 여지가 그만큼 축소되고 있다. 그리고 95년 이후 세계적으로 수출단가 하락이 지속되어 우리 수출업계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우리 수출에서 수출단가하락이 심하게 나타난 반도체를 비롯하여 철강,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고 있어 일본의 10%정도보다 높은 상태이다. 더구나 우리 수출구조가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은 일부 업종에 편중되어 있어 세계시장 여건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외에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정이 심화되고 이것이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앞으로 2∼3년간 세계경제가 당초 전망치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우리의 수출전선에 어두운 그림자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물량위주의 수출을 해 온 국내기업들로서는 세계적인 수출단가 하락속에 물량증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올들어 하반기 이후 우리수출은 두자리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러한 수출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고 장담하기에는 최근의 상황이 좋지 않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의 시정, 시장의 다변화 등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술개발 소홀 반성/경영인프라에 초점/신상품개발 힘써야/최성일 (주)선경 기조실 이사 지난 10월말 현재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5.8%, 수입증가율은 마이너스 0.6%로 수출입 모두 지난해 보다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1백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개선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다가 주력 수출대상국인 동남아국가들의 경제위기에 따른 수출감소가 예상되는데다 미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주도할 경우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수출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우리 경제가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수출경쟁력을 주도해왔던 가격경쟁력의 우위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이를 보완할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인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에 대해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온 것이 이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경영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경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이나 신상품 개발, 고유브랜드 개발등에 보다 많이 투자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상품을 개발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와함께 일부 품목과 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수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해야 하며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을 다시한번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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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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