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창조경제' 원조 존 호킨스 대표, "한국, 대기업 강점 잘 살려야 성장"

이스라엘 창업 모델과 상황 달라<br>새 사업 진출해 성공하는게 중요


"한국은 대기업의 강점을 잘 살려나가야 하고 이스라엘 창업모델은 한국적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대기업이라도 하던 일을 반복하면 시장에서 리더십을 잃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 합니다."

'창조경제'의 원조로 불리는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사진)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30일 서울 대치동 파크하얏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는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호킨스 대표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개최한 '제4회 창조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을 찾았다. 그는 2001년 베스트셀러 '창조경제'를 출간해 창조경제의 개념과 창의적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대중적으로 알린 창조경제 분야의 선구자다.


호킨스 대표는 특히 기업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역설했다. "잘나가는 대기업이라도 하던 일을 반복하면 시장에서 리더십을 잃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다른 분야, 새로운 사업에 진출, 성공해서 계속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삼성 등 대기업이 5년 후, 10년 후에도 계속 성공을 반복하는 것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전체에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호킨스 대표는 한국적 창조경제는 대기업의 강점을 잘 살리고 중소ㆍ중견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삼성 등 글로벌하게 성공한 대기업들이 많다"며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강점을 사회의 가치와 자연스럽게 내재화하고 중소ㆍ중견 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창조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호킨스 대표는 "이스라엘은 독특한 나라로 기술과 연구개발(R&D)이 뛰어난 상황에서 미국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성공했다"며 "이스라엘이 한국에 최적의 모델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그는 "대학생들이 졸업한 후에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정부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대학생들이 하고 싶은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보조금, 세제혜택, 지분투자, 정부 보조 등 많은 지원을 했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호킨스 대표는 개념이 모호하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창조경제의 의미도 명확히 했다. 그는 "창의성은 인간이 타고난 아이디어를 활용해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상업적이지도 않고 경제적이지도 않다"며 "창조경제는 창의성으로 만든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창조경제의 주체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될 수 있고 평평하면서도 유연한 조직을 만들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창의적인 것과 혁신적인 것도 구분했다. 호킨스 대표는 "창의적인 것은 개인적인 것으로 반복ㆍ재생이 불가능하지만 혁신은 반복ㆍ재생이 가능하다"며 "창의적이면 혁신적이라 할 수 있지만 혁신으로 창의성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만큼 창의성이 광의, 상위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창조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모든 참여자들이 창의성에 대한 잠재력을 인지하고 ▦자신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평등과 효율을 추구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승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