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 NGO' 시민운동 새章연다

'사이버 NGO' 시민운동 새章연다최근 네티즌의 공격으로 정보통신부 홈페이지가 10여 시간동안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정보내용등급 자율표시제」, 이른바 「인터넷 등급제」를 사이버 검열이라며 반대해온 시민단체가 정보통신부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시민단체의 이같은 항의에 따라 인터넷 등급제를 다소 완화하기로 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주도할 NGO(비정부 기구)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민의 신문」이 최근 내놓은 「2000년 한국 민간단체 총람」에 따르면 현재 국내서 활동하고 있는 NGO는 2만개에 이른다. 정보기술(IT)의 급격한 발전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시간이나 지역의 한계를 넘어 곳곳에 흩어진 전문가와 회원을 연결,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7월 경실련에서 떨어져 나온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좋은 예. 이곳은 별도 회지가 없다. 모든 의사결정과 조직운영이 이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내로라 하는 시민단체들도 앞다퉈 사이트를 열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활동을 온라인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환경운동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환경보전활동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인터넷을 매개로 환경단체, 전문가, 활동가, 시민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켜 환경운동의 정보화와 환경보전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겠다는 것. 올해말까지 사이트를 구축한 후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정보화 소외계층에게 관심을 갖는 NGO도 많다. 인터넷집현전은 「노인정보화교육」을 통해 노인에게 정보교육을 실시한다고 나섰다. 올해말까지 서울과 청주, 고양, 목포, 안산, 강릉 등에서 이뤄지는 이 사업은 55세 이상 6,000명의 노인에게 PC통신과 인터넷 교육을 실시한다. 여성민우회는 「여성들이여 인터넷에서 놀자」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오는 11월말까지 여성정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성 네티즌에게 인터넷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사이버 문화공간의 주도자로 이끌 계획이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정보화를 매개로 공동체 관계와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사이버 커뮤니티캠프」를 실시한다. 시민단체 실무자와 회원을 대상으로 사이버커뮤니티 만들기, 사이버커뮤니티 캠프를 진행하고 웹진도 발행한다.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는 청소년단체, 시민단체, 교사, 학부모 2,000명을 선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푸른사이버가꾸기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불건전 정보감시 및 고발활동, 음란물·통신·게임 중독과 관련한 클리닉 개설,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평가 경진대회, 사이버페스티벌, 정보문화 워크숍을 선보인다. 온라인 평등문화를 만들기 위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사이버 성폭력 추방 사업」을 벌인다. 일하는 여성의 집과 서울시내 대학에서 진행하며 사이버 여성모니터를 키우면서 사이버 상담실도 운영한다. 온라인 업체들도 NGO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온라인에서 뜻을 모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고 있다. 네띠앙(대표 홍윤선)은 NGO 활동이 가장 활발한 사이트 가운데 하나. 「따뜻한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환경서약」 등을 진행했다. 남북화해 분위기를 타고 서프골드코리아(대표 서석건·WWW.SURFGOLD.CO.KR)는 1004링크 (WWW.1004LINK.COM), 유니세프(WWW.UNICEF.OR.KR)를 통해 회원이 가입하면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을 쌓아주고 있다. 이산가족 찾아주기 운동에 나선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는 「그리운 가족 찾기」(WWW.REUNION.OR.KR)를 마련했다. 이 사이트는 과거 사진을 분석해 현재 나이에 맞는 모습을 추출해 보여주는 모핑(MORPHING) 소프트웨어를 적용, 수십년전 헤어져 얼굴조차 모르는 이산 가족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한국이웃사랑회와 손잡고 오는 10월말까지 「어린이 지킴이」(WWW.DAUM.NET)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실 공간의 질서와 정의를 사이버 공간에서 지키겠다고 나선 사이트들도 눈에 띤다. 국내 최초의 사이버경찰청 「크라임스타퍼스」(WWW.CRIMESTOPPERS.CO.KR)는 인터넷을 통해 각종 범죄를 예방, 해결하는 사이버 네트워크. 경철청과 경우회의 도움으로 구축된 이 사이트에서는 범죄신고, 수배자신고 등 범죄관련 제보를 할 수 있고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안티피라미드」(WWW.ANTIPYRAMID.OR.KR)는 다단계 업체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온라인 공간으로 피해사례,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이 소개돼 있다. 지난 7월에는 온라인공동체협의회가 인터넷이용자와 운영자간 신뢰와 인간을 위한 사이버 세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범하기도 했다. 열린사회시민연합의 김우진 씨는 NGO들의 사이버활동에 대해 『실제로 시민단체에 참여하지 않으면 보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열린 민주주의가 가시화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시민단체의 홈페이지 관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시민단체가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시민단체들은 시간과 장소에 제한이 없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새로운 천년을 「시민의 시대」로 열어가고 있다. /컴퓨터그래픽=문현숙프리랜서 입력시간 2000/09/15 10:4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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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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