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조선 임금, 끊임없는 공부로 국격 높이다

■ 경연, 왕의 공부 (김태완 지음, 역사와비평사 펴냄)


세습 권력제 사회인 조선에서 왕은 그 아버지의 왕위를 물려받아 군주가 되는 것이었지만노력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국왕은 나라를 대표하고 국격을 비추는 거울로서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했다. 재위 기간 내내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더불어 유가의 경전과 중국 및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고 이를 정치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이게 바로 경연(經筵)이다. 당시 경연은 아침의 조강(朝講)과 정오의 주강(晝講), 오후 석강(夕講)의 삼시강과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특강 또는 보강 형태의 소대(召對)로 구성됐다. 경연의 목적은 '군주의 성인 만들기'.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경연에 적극적 참여했던 왕들이 그렇게 하지 않은 왕들보다 치적을 더 쌓았다고 한다. 조선 군주의 모범인 세종과 성종은 경연에서도 모범생이었지만 세조와 연산군은 경연을 등한시했다. 그러나 이황ㆍ기대승ㆍ이이 등 뛰어난 학자들이 경연에 참여해 정책을 토론했던 선조 재위 중에는 오히려 백성의 살림살이가 피폐해졌고 두 차례 왜란까지 벌어졌다. 이이는 선조가 경연에 임했지만 건성이었을 뿐 마음을 열어 강론을 듣고 정책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여러 번 실망을 토로했다고 한다. 세습 권력을 '저절로' 얻었음에도 끊임없이 남의 지혜를 빌려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고, 이를 정치에 적용해야 했던 조선시대 왕의 모습은 오늘날 리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은 크게 3개 장으로 나뉜다. 1장은 국왕의 일과와 함께 경연에서의 공부하는 방식, 2장은 경연의 유래와 역사부터 교재, 경연에 참여하는 학자를 구성하는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서술했다. 3장은 경연에 참여했던 '경연관'들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경연에서 실제로 어떤 강의가 이뤄졌는지 되짚었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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