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올 들어 예상치 못한 달러 랠리로 약 10억달러(약 1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하다가 미 달러화가 반등세를 보임에 따라 올 상반기에만 9억2,60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지난 2ㆍ4분기 세전순손실만 해도 무려 6억1,900만달러에 달한다.
버크셔 측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규모로 봤을 때 약달러가 예상된다며 달러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유지해오면서 대신 유로화와 엔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에 215억달러를 투자해왔다. 그러나 올 들어 미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를 포함한 주요 6개국 통화 바스켓에 비해 8% 상승하자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워런 버핏은 이에 대해 “투자를 하다 보면 특정 시기에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법”이라며 “약달러 베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에는 변화가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핏은 지난 2002년부터 미국의 무역적자 심화로 약달러가 예상된다며 달러 선물 거래에서 달러 매도 포지션을 유지해왔다. 이 예상이 맞아떨어지면서 버핏은 지난해까지 3년동안 26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