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아시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세계화와 사람"

■ 더 미러클 (마이클 슈먼 지음, 지식의 날개 펴냄)<br>韓·中·印등 성공한 국가들 세계화로 이익얻고 급성장 위기서도 빠른 회복세 보여


아시아 경제강국의 성장 배경에는 '세계화' 에 대한 능동적 자세와 정책 입안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 들이 있었다. 한국의 경제 도약기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을 지원해 제철사업을 일으켰다. /서울경제DB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과 달리 홍콩은 정부 개입 없이, 중국은 정부의 간섭 완화를 통해 급격한 발전 원동력을 마련했다. /서울경제DB

아시아 국가들의 거침없는 경제성장은 종종 '기적'에 비견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03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2041년이면 미국을 넘어 세계 최강 경제대국의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은 중국이 미국 경제수준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추월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보고서는 2032년에는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경제권으로 도약할 것이고 결국 2050년에는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권을 합친 규모가 미국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란 결론을 내 놓았다. 대체 무엇이 이 같은 기적을 이뤄냈단 말인가. 많은 경제학자들은 아시아의 기적 같은 성장을 국가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원동력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등에서 일해왔던 아시아경제 전문기자인 저자는 '세계화'와 '사람'이라는 결론을 얻어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ㆍ인도ㆍ일본ㆍ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 등 9개국의 경제발전을 연구했고 그 교훈들로 이 책을 엮었다. 저자는 "한국은 국가주도형 발전의 전형적인 모델이지만 중국과 인도의 경제 붐은 정부가 오히려 한 발 물러나 자유를 줌으로써 이뤄졌고, 홍콩은 단 한번도 강력한 정부개입을 경험하지 않았다"라면서 "아시아가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공통요인은 바로 '세계화'였다"고 말한다. 세계가 대공황에 빠졌다 막 벗어나려는 지금, '세계화'의 인기가 시들해 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경제성장에는 "자유무역,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 자유로운 기업활동 같은 세계화의 기초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성공을 거둔 아시아 국가들은 하나같이 글로벌 경제에 자신을 밀착시켜 이를 통해 이익을 얻고 급성장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동시에, 기적의 핵심 요소는 '사람'이었다. 정책을 만들고 자본을 투자하며 이를 실행한 사람들이 바로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을 조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인간의 삶에서 경제가 정치나 문화보다 우선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개발독재'라 불린 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경제 개입과 권위적인 통치는 덕에 기술관료들은 정치인ㆍ시민단체ㆍ기업이익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정책을 펼 수 있었다. 제철소를 세우고자 한 꿈은 박태준을 통해, 일본에서 받은 배상금 투자를 계기로 포항제철에서 이뤄졌다. 박정희가 신뢰했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고속도로 건설에서 호흡을 맞췄고 조선업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한편 1997년 이후 아시아 외환위기 탓에 타격을 입었지만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의 견고한 경제성장에 토양이 됐다. 김우중 회장의 대우 붕괴가 그 사례다. 위기는 부실자산, 지나친 정부의 간섭, 독선적 경영방식을 휩쓸어 제거했다. 최근의 세계 금융위기에서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아시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과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제가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이며 국가별 결정적 성장 전환점과 그 시기를 이끈 인물을 중심으로 13개 장이 묶였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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