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화 110엔 돌파... 국내기업 3중고

무디스, 일본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엔화가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10엔대를 돌파,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가치는 17일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일본 정부채권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후 속락,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110.17엔까지 치솟았다. 엔화가 이처럼 현저한 약세로 돌아섬에 따라 국제시장에서 일본기업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 수출업체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최근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주가하락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까지 어려워지면서 국내기업들은 3중고를 겪게 됐다. 또 국내경제는 국제수지 악화와 물가압박의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무디스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문 부채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신용등급은 지난 98년 11월 「AA1」으로 떨어진 데 이어 조만간 「AA2」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져 일본경제의 회복 여부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이에 앞서 일본 경제기획청의 사카이야 다이치 장관은 4·4분기 중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3·4분기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 최근의 엔화약세를 촉발시켰다. 아사히 은행의 외환딜러인 나카네 시게루는 『해외 투자가들이 일본정부의 부채규모에 우려를 표시, 해외 외환시장이 열리면 엔화가치는 한층 더 떨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엔화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급등,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물가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월 중 원자재 가격은 수입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6%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서는 무려 33%나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16일 서부택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30.05달러를 기록, 사흘째 30달러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억2,500만달러어치의 비축용 석유를 방출한다고 발표, 적극적인 유가억제에 나섰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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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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