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수도권 주거지 집중분석] 일산 신도시

공급과잉에 매매·전셋값 동반하락<br>동일생활권 파주·삼송등 대규모 분양 영향 상승 힘들어<br>전문가들 "당분간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접근 해야"

수도권 북부의 대표적 신도시로 꼽혀왔던 고양 일산지역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파주·고양 등지에서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고양 식사지구 아파트 단지.



8ㆍ29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고양 일산지구의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고양시를 비롯한 수도권 서북부 지역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지역으로 꼽힌다. 기존 아파트 거래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된 것은 물론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빈 집 공포에 시달리게 됐다. 일산 탄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가의 새 아파트가 인접지구에 들어서면서 일산의 기존 주택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면서 "몇 년간 더 대규모 분양과 입주가 반복될 텐데 앞으로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매매ㆍ전세가 동반하락=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고양 일산 지역은 분당과 더불어 1기 신도시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산신도시 아파트 값의 낙폭은 1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크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일산 신도시의 매매 값은 연초 대비 2.91% 하락했다. 고양 전체로 지역을 확대하면 무려 3.72%가 떨어졌다. 분당이 연초 대비 2.81%, 경기 전체가 2.4%의 하락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도 이 지역의 하락폭은 두드러진다.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가을 4억5,000만원선에 거래되던 장항동 호수마을 청구아파트 전용 85㎡는 1년 만인 올해 8월 3억8,000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도 3억8,000만~4억원선에서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가 쉽지 않다"며 "이 가격이면 금융위기 시절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셋값도 1기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중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일산의 전셋값은 연초 대비 0.4%, 고양시는 0.74% 각각 하락했다. 경기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셋값이 상승하며 '전세대란'을 불러오는 최근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삼송, 파주 등 동일생활권역의 과잉공급이 원인=일산의 매매 값과 전셋값의 동반 하락은 '공급 과잉'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고양은 물론 동일생활권을 공유하는 파주신도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새 아파트가 대량으로 쏟아졌다. 여기에 서울 도심에 더 가까운 고양 삼송지구와 은평뉴타운에서 대규모 신규 아파트가 임대 또는 분양됐다. 고양시에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5,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고 올 들어서도 식사지구 등에서 매머드급 대단지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 집들이를 시작할 덕이지구를 포함해 고양시의 올해 입주물량은 총 1만3,000여가구에 이른다. 고양 삼송지구, 원흥 보금자리지구 등에서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분양이 계속되고 있다. 파주신도시에서도 지난해 3,000여가구에 이어 올해 9,200여가구의 입주가 이뤄지고 있어 고양시를 포함한 두 지역의 입주 물량은 웬만한 신도시에 버금갈 총 3만여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입주 물량뿐 아니라 향후 4~5년간은 공급에 대한 부담감으로 가격상승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은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주거 만족도 측면에서 일산신도시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다. 뛰어난 도심 접근성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등의 대형 상업시설도 속속 갖춰지고 있다. 인근 초ㆍ중ㆍ고교도 잘 갖춰져 있고 경의선 복선전철 등의 교통시설 확충도 지속되고 있다. 가깝게 위치한 김포한강, 파주운정지구 등 2기 신도시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그에 따른 수혜 기대감도 크다. 따라서 수요자들에게 일산은 여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많아 매매 값 상승에는 제한이 있으므로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호수마을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5억원선을 호가하던 매물들이 현재 1억원 이상 가격이 떨어져 시장에 나와 있다"며 "도심권 출퇴근자라면 실거주를 위해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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