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 구조조정 재계도 비상/단기자금시장 마비… 연쇄도산 우려

◎한은 통화공급·무역금융 확대 등 강력촉구재경원이 한솔·쌍용 등 9개 종금사에 대한 전격적인 업무정지를 내리면서 재계의 단기자금시장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지면서 연쇄부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재계는 이에따라 종금사의 강제 구조조정에 따른 초단기시장의 마비상태를 해소하고 예금인출사태를 막기 위해 한은의 유동성공급확대와 무역금융 확대, 은행의 기업어음(CP)취급허용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종금사의 업무정지로 단기 자금융통이 전면 중단되고 이로인해 이들 종금사에서 돈을 빌린 중견 중소기업은 물론 한계 부실기업의 부도도미노가 예상된다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부도예상 기업 리스트가 나돌면서 자금한파가 재계를 강타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종금사의 업무정지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조실 재무팀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등은 「유동성확보 비상대책반」을 구성, 계열사별 자금수요와 만기도래 차입금 현황 등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마비는 업무정지명령을 받은 9개사 종금사가 기업들에 대출해온 총여신 규모가 25조9천5백9억원에 달하는 데다 해당 종금사들이 자구노력시한인 연말까지 신규대출 중단 속에 대출금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계열 종금사가 업무정지를 받은 쌍용, 한솔, 신세계 등은 2일 충격에 휩싸인채 회장과 기조실장주재로 긴급임원회의를 열어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영업방안 등을 집중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들 그룹은 대부분 자구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영업정상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솔그룹 재정팀 이연희 이사는 『한솔종금에 대한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억달러 규모의 외화자산 조기정리, 자산매각 등을 통해 최단시일안에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정상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은 『그룹계열사에 대한 여신제한규정 때문에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조속히 자구계획을 실천하여 거래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은 이날 김석준 회장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자구계획을 이행키로 했다. 자구방안은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열 쌍용투자증권의 쌍용종금합병 ▲제3자 매각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기로 했다. 신세계종금이 업무정지명령을 받은 신세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당혹감을 보이면서도 『신용관리기금측에서 관리인들이 파견되는 대로 증자와 합병 등 자구노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종금사 업무정지조치에 따른 자금시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초단기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좌승희한국경제연구원장은 『유동성공급확대를 위한 한은의 채권매입확대 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대출연장이 가능하도록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진 연구위원은 『강제구조조정되는 종금사의 기존 대출금을 점진적으로 회수하도록 가교은행을 설립하고 증권사만 취급하고 있는 CP업무를 은행에도 전면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이병욱 금융재정실장은 『한은의 총액대출한도를 확대하고 무역금융의 확대공급, 신용보증출연기금의 확대를 통한 중기의 자금난해소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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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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