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불=120엔 마지노선” 미·일 공감대/달러강세 어디까지…

◎미 업계 ‘수출채산성 악화’ 비명 강달러유지 부담/일도 주가폭락 저지위해 보유 달러 매각 예상【뉴욕=김인영 특파원】 연초부터 치솟기 시작하던 일본 엔화에 대한 미국 달러 환율이 1백20엔대에 육박하면서 달러 강세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달러화의 환율은 전날의 1백17.91에서 출발, 한때 1백19.20까지 올라갔으나 1백19.03으로 폐장했다. 또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1.6296에서 1.6421로,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 1.4180에서 1.4295로 각각 오르는등 달러화는 유럽 통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달러화는 또 23일 동경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백19.35엔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1년전의 1백7엔에 비해 무려 12%가 가치 절상된 것. 미외환전문가들은 가장 라이벌 관계에 있는 엔화에 대한 환율이 1백20엔선을 돌파하는가 여부가 달러강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는 과정에서는 경제 논리보다는 경제 외적 요인이 보다 강하게 지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노웨스트은행의 손성원 부사장은 『엔화에 대한 환율이 1백20엔을 넘는 것은 미국과 일본 정부 모두에게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겨 줄 것』이라면서 『현재의 엔화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기 때문에 양국정부가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며 1백20엔을 무너뜨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외환딜러들은 환율 1백20엔대에 근접하면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 정책에 반대하는 산업계와 의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자동차업계와 기계업계는 지난해 1백10엔대를 돌파하면서부터 수출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아우성을 쳤고, 새해들어 달러 가치가 치솟자 로비스트를 동원, 행정부의 달러 강세 정책을 저지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또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으면서 의회와 공화당에 협력체제를 제의하고 터에 산업계의 주장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공화당과 의회의 요구를 무시할수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무역 적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루빈 장관이 자기 목소리만 낼수 없는 여건이다. 엔저로 수출에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도 1백20엔이 위험수위라는 것이 외환투자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가 연초 주가 폭락으로 궁지에 몰려 있기 때문에 엔화 가치를 높여 주가를 지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일본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내다팔면 엔화 약세를 반전시킬수 있기 때문에 일본정부가 1백20엔대를 쉽게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뉴욕의 딜러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중앙은행의 책임자들이 잇달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루빈 미재무장관도 「강한 달러」 이론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세계 외환시장에 달러를 사두고 보자는 심리가 만연한 것은 사실이다. 미금융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취약하므로 올 상반기중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지만, 환율은 1백20엔선을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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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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